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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근당

종근당이 연구·개발(R&D) 투자를 대폭 늘려 다양한 신약 후보군(파이프라인)을 확보하고 있다. 지난해 매출액 대비 12.2%인 1628억원을 R&D에 투자했다. 2019년 1375억원, 2020년 1495억원으로 R&D 투자를 해마다 늘렸다. 같은 기간 연구·개발 파이프라인은 56개에서 87개로 증가했고, 이 중 임상 단계에 진입한 과제가 37개에 달한다. 2021년에는 국내 제약사 중 가장 많은 31건의 임상 시험 계획을 승인받았다.

R&D 투자 노력은 최근 성과로 나타나고 있다. 종근당은 지난 5월 샤르코 마리 투스(CMT·Charcot-Marie-Tooth) 치료제로 개발 중인 'CKD-510'의 유럽 임상 1상, 비임상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황반변성 치료제 바이오시밀러 'CKD-701'은 네스벨에 이은 종근당의 두 번째 바이오시밀러로 올해 품목 허가가 예상된다. 비소세포폐암 치료제로 국내 임상 1상 중인 항암 이중 항체 바이오 신약 'CKD-702'는 적응증을 확대해 글로벌 임상을 시작할 계획이다.

◇국제 학회에서 임상 결과 주목

종근당은 지난 5월 미국 마이애미에서 열린 국제 말초신경학회 연례 학술 대회에서 샤르코 마리 투스 신약 CKD-510의 유럽 임상 1상, 비임상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이 병은 유전자 돌연변이에 의해 운동 신경과 감각 신경이 손상돼 일상생활이 어려워지는 희소 질환으로, 아직 마땅한 치료제가 없다. CKD-510은 2020년 3월 미국 식품의약국(FDA)에서 샤르코 마리 투스 치료제로 희귀의약품 지정을 받은 바 있다.

CKD-510은 말초신경계 축삭 수송 기능을 개선해, 네트워크 기능을 유지시키는 기전의 치료제로 글로벌 시장에서 주목받고 있다고 회사는 밝혔다. 발표에 따르면, CKD-510은 건강한 성인 87명을 대상으로 진행된 임상 1상에서 약물의 우수한 안전성과 내약성이 입증됐다. 1일 1회 경구 복용 치료제로의 개발 가능성을 확보하고 유럽 임상 2상을 준비하고 있다.

특히 이번 학회에서 CKD-510은 추가 성과 포스터(Late-breaking poster)로 채택돼 말초신경 분야의 전문가들에게 주목받았다. 추가 성과 포스터는 학회 자료 제출 마감 이후라도 새로운 결과나 해당 분야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되는 결과물일 경우 추가적인 발표 기회를 제공하는 제도다.

◇바이오시밀러, 신약 개발도 추진

종근당은 2018년 9월부터 2021년 3월까지 서울대학교병원을 비롯한 병원 25곳에서 습성 연령 관련 황반변성 환자 312명을 대상으로 CKD-701의 임상 3상 시험을 진행했다. CKD-701은 미국 제넨텍이 개발한 황반변성 치료제인 루센티스의 복제약(바이오시밀러)이다.

황반변성은 눈 망막에서 빛을 받아들이는 조직인 황반이 노화와 염증으로 기능을 잃어 심할 경우 실명에 이르는 질환이다. 전 세계적인 고령화 현상에 따라 환자 수가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습성 황반변성은 비정상적으로 생성된 혈관(신생 혈관)에서 누출된 삼출물이나 혈액이 망막과 황반의 구조적 변화와 손상을 일으키는데, 65세 이상 노인 인구의 3대 실명 원인 중 하나로 꼽히고 있다.

종근당은 이번 임상 3상에서 CKD-701이 루센티스와 효능이 같음을 확인하고 식품의약품안전처에 품목허가를 신청했다. 올해 허가가 완료되면 빈혈 치료제 네스벨에 이은 종근당의 두 번째 바이오시밀러가 탄생할 예정이다.

종근당은 바이오 신약인 CKD-702 개발에도 도전하고 있다. CKD-702는 고형암 성장에 필수적인 간세포 성장인자 수용체와 상피세포 성장인자 수용체를 동시에 저해하는 항암 이중 항체다. 두 수용체에 각각 결합해 암세포 증식 신호를 차단하고 수용체 수를 감소시켜 암을 치료하는 새로운 원리의 바이오 신약이다.

CKD-702는 비소세포폐암 동물 모델로 진행된 전 임상 시험에서 간세포 성장인자 수용체와 상피세포 성장인자 수용체를 동시에 억제하는 항암 효과를 나타냈다. 종근당은 "기존에 두 수용체를 공략하던 표적항암제(타이로신키나제 억제제)에 내성이 생긴 실험동물에게도 우수한 항암 효과를 보였다"며 "비소세포폐암을 적응증으로 CKD-702의 국내 임상 1상을 진행하고 2023년 글로벌 임상 1/2상에 진입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기고자 : 이영완 과학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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