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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의점서 픽업하고, 브랜드에 되팔고, 무거운 냉장고는 설치까지…

세븐일레븐이 중고나라와 손잡고 전국 편의점 매장에서 중고 물품을 거래할 수 있는 서비스를 하반기 도입한다. 판매자가 편의점에 물건을 맡겨놓으면 구매자가 편한 시간에 찾아가는 서비스다. 그동안 중고 물건을 사고팔려면 동네에서 직접 만나거나 택배로 주고받아야 했는데, 이런 시간적 제약을 줄여주는 것이다. 세븐일레븐 관계자는 "판매자와 구매자가 시간을 맞춰 거래해야 하는 번거로움을 줄일 수 있고, 대면 거래에서 발생할 수 있는 범죄 위험도 낮출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중고거래 시장이 커지면서 이를 겨냥한 각종 서비스가 등장하고 있다. 중고 거래를 할 수 있는 장소를 제공해주고, 중고 가전 제품을 구매자 집에서 판매자 집으로 옮겨주기도 한다. 옷처럼 품질이나 하자 여부가 중요한 상품의 경우, 업체가 직접 중고품을 매입해 검수한 후 되파는 식의 서비스도 늘고 있다.

◇패션업체가 직접 중고 옷 사고판다

패션업체 코오롱FnC는 4월 1일부터 자사몰에서 자사 브랜드 전용 중고 거래 서비스를 시범 운영한다. 앞으로 3주간 고객에게서 코오롱스포츠 중고 상품을 사들인 후, 검수 과정을 거쳐 5월부터 재판매한다. 중고 가격은 옷 상태에 따라 다르게 책정된다. 이 회사 관계자는 "상태가 괜찮은 옷도 유행이나 취향이 변하면서 버려지는 경우가 많다"며 "시범 운영해본 뒤 다른 브랜드로도 순차적으로 확장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옷은 중고 거래가 가장 활발한 품목이지만, 동시에 사람마다 품질에 대한 기준이 달라 어려움을 겪는 경우가 많다. 이 때문에 최근엔 구매자와 판매자가 직거래하기보다는 패션 업체에서 중고 옷을 사들인 후 검수 과정을 거쳐 재판매하는 식의 서비스가 많아지고 있다.

닥스키즈·헤지스키즈 같은 아동복 브랜드를 보유한 파스텔세상이 자사 브랜드 옷을 대상으로 재작년 9월 시작한 중고 거래 서비스의 경우, 작년 말 기준 누적 2000여 장의 중고 옷을 수거했다. 이 회사 관계자는 "검수를 마친 옷은 온라인몰에서 판매하는데 대부분 일주일 안에 팔린다"고 말했다. 올 초 중고나라가 투자한 코너마켓, 작년 번개장터가 인수한 마켓인유 역시 중고 옷을 직접 수거해 검수와 세탁을 거친 후 재판매하고 있다.

해외에서는 이런 시장이 이미 크게 성장하고 있다. '중고 의류업계의 아마존'으로 불리는 중고의류 플랫폼 스레드업은 소비자에게 의류를 매입하고 검수한 후 온라인에서 판매한다. 작년 매출액은 2억5180만달러(3100억원)로 전년 대비 35% 증가했다.

◇"우리 매장에서 거래하세요"

중고 거래 시장이 커지면서 자사 매장으로 손님을 끌어들이기 위해 거래 장소를 제공하는 곳도 늘고 있다. 롯데하이마트는 작년 10월 하트마켓이라는 중고 거래 플랫폼을 열었다. 앱에 중고 물품을 올리고, 매장에서 물건을 주고받을 수 있게 했다. 비대면 거래를 원할 경우 매장에 거래 물품을 맡기고 찾아가는 것도 가능하다. 세탁기나 김치냉장고 같은 대형 가전제품을 거래할 때는 일정 비용을 내면 하이마트의 설치 서비스도 이용할 수 있다.

편의점 이마트24는 지난해 비대면 중고 거래 서비스 업체 파라바라와 함께 매장 10곳에 중고 거래 보관·판매함을 들여놨다. 중고 물품을 팔고 싶은 사람이 이 판매함에 상품을 넣어 놓으면 구매자가 직접 매장에 가서 진열된 물품을 구경하고 바로 사갈 수 있다.

주요 중고 플랫폼이 잇달아 투자에 나서면서 거래 품목도 다양해지는 추세다. 번개장터는 재작년부터 스니커즈 커뮤니티 '풋셀', 중고 골프용품 플랫폼 '에스브릿지', 중고 의류를 취급하는 '마켓인유'에 연이어 투자했다. 중고나라도 올초 롯데쇼핑과 함께 자전거 검수 플랫폼 라이트브라더스, 유아동 중고 의류 재판매 서비스를 제공하는 코너마켓에 각각 투자했다. 중고나라 관계자는 "고가 자전거는 중고 판매가를 정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은데 라이트브라더스와 협업해, 검수를 마친 제품을 적정한 가격에 팔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래픽] 확산되는 중고 거래 서비스 기고자 : 성유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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