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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열 한은총재 퇴임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31일 퇴임식에서 "(중앙은행의) 통화 정책은 포커 게임처럼 내 패를 감춰야 하는 비협조 게임이 아니라 패를 보여주고 상대를 내 편으로 만들어야 하는 협조 게임"이라고 말했다. 벤 버냉키 전 연방준비제도 의장이 한 말인데, 기준금리 조정은 시장과 소통하면서 해야 한다는 뜻이다.

이 총재는 "중앙은행의 유일한 존립 기반은 국민의 신뢰"라며 "신뢰는 일관성 있고 예측 가능한 정책 운용을 통해 얻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총재 연임(8년)을 포함해 43년간 재직해 1950년 한은 설립 이후 최장 근무 기록을 세웠다.

그는 중앙은행 총재의 어려움을 토로했다. "8년 동안 메르스 사태, 브렉시트, 미·중 무역 갈등, 코로나 바이러스 등 격랑의 소용돌이 속에서 개별 사건의 충격이 어떻게, 어느 정도로 파급될지 예상하기 어려웠으며, 경제를 어떻게 끌고 갈지 가늠조차 쉽지 않았다"고 했다. 앞서 이 총재는 한은 내부 소식지를 통해 가장 힘들었던 순간으로 작년 8월 코로나 사태 이후 처음 기준금리를 올릴 때를 꼽았다. "금리 인상은 인기가 없는 결정이며, 당시는 미 연준도 금리를 안 올리고 코로나 사태 해결도 멀었는데 왜 금리를 올리느냐는 비판이 있었다"고 했다.

후임 이창용 총재 후보자(전 국제통화기금 아시아·태평양 담당 국장)에 대한 인사청문회는 빠르면 다음 주에 열린다. 당분간 이승헌 부총재가 총재 대행을 맡는다. 기고자 : 손진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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