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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서울시내 고궁이나 명소들은 제철을 맞아 피어나는 봄꽃들 보다도 더 화사한 하얀 웨딩드레스의 물결로 가득찬다. 행복의 한 정점을 싱그러운 자연과 함께 사진과 비디오에 묶어두려는 야외촬영 이 젊은 세대들 사이에 큰 인기를 끌고 있기 때문이다.

결혼증명사진 만으론 만족지 않는 젊은이들은 서울의 경우 주변경관이 좋은 경복궁,덕수궁,창덕궁,도산공원,올림픽공원,양화 인공폭포 등을 많이 찾는다. 이들 야외촬영 명소 는 결혼시즌을 맞아 연일 신혼부부들로 붐비며,휴일에는 아예 합동결혼식장을 방불케 한다.

일요일인 29일 오전,경복궁 중앙박물관옆 잔디밭에는 오후에 있을 결혼식에 앞서 수백쌍의 신혼부부가 몰려들어 행복담기 에 여념이 없었다. 전문사진사들의 지시대로 신랑이 신부를 들어안았다가는 둘이서 손을 잡고 잔디밭을 뜀박질하기도 했다. 다른 쌍들의 모습을 곁눈질하며 서로 좀더 멋진 포즈를 잡느라 이마에 송글송글 맺힌 땅을 닦아내는 것도 잊고 있었다. 좋은 곳에서는 10여분씩 줄지어 순서를 기다리는 모습도 눈에 띄었다.

얼굴에 경련 이 일도록 웃는 표정을 짓던 신랑신부는 예복촬영이 끝난뒤 근처 화장실에서 고운 한복에 사모관대와 족두리로 모습을 바꿔 고궁을 거닐며 사극의 배우처럼 또다시 온갖 포즈를 취했다. 대부분 사진사 1~2명에 비디오기사 1명,의상담당 1명,친구들 5~6명을 대동한 눈꽃행렬 들은 해질녘까지 끊어지지 않았다.

"유명 스튜디오의 경우 비디오와 사진을 포함해 1백만~1백50여만원을 받습니다. 대개 신랑은 시큰둥하다가 일생에 한번 이라며 애교를 떠는 신부의 손에 이끌려 야외촬영에 응해요. "

한 사진사는 "여성상위시대라는 증거가 아니냐"고 농담을 던지며 웃었다. <조정훈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