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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에 체류중인 외국인의 범죄양상이 살인-강도-강간 등 날로 흉포해가고 있고,외국인만의 폭력조직까지 생겨나고 있다.

지난 11일 서울 강동구 성내동의 한 피혁의류 제조업체에선 불법취업한 필리핀인들끼리 맥주병과 칼을 휘두르는 난투끝에 칼리토씨(27)가 사망했다. 24일 오전 2시쯤 용산구 이태원동에선 파키스탄인 조직폭력단 비키파 와 주비파 사이에 살인극이 벌어진데 이어,곧바로 경기도 성남시 야산에서 보복살인극이 벌어지는 등 외국인 범죄는 더이상 방치할 수 없는 위험수위에 도달했다. 경찰조사결과 이들은 자국인을 국내에 불법취업시키면서 소개료를 뜯어내는 이권을 싸고 충돌한 것으로 밝혀졌다. 외국인 범죄가 늘어나면서 내국인 피해도 심각해져가고 있는 상황이다. 2월5일 오후 8시쯤 경기도 부천시 중구 여월동 아람약국에서 일어난 필리핀인 산토스씨(20)의 약국주인 고미애씨(28) 폭행사건이 전형적인 사례다. 뇌사상태에 빠졌던 고씨는 1주일만에 숨졌다.

경찰청에 따르면 외국인 범죄는 90년 1천2백83건에서 91년에는 2천2백45건으로 거의 배 가까이 늘어났다. 특히 작년의 경우 살인 강도 강간 폭력 절도 등 강력범죄가 모두 3백82건에 달하고 있다.

현재 국내 체류 외국인은 14만여명. 이 가운데 4만2천여명이 불법체류자들로,이들을 포함,약 5만여명이 불법취업중인 것으로 경찰은 추산하고 있다.

이들은 대부분 안양 안산 부천 성남 구리 등 수도권 지역의 중소기업체에서 주물-봉제-피혁 등 일손이 많이 가거나 독한 약품을 다루는 업종 등에 취업하고 있으며,최근에는 충남지역에까지 취업이 확산돼가고 있는 실정이다.

특히 동남아 국가와는 비자면제협정이 체결됐기 때문에 인도나 파키스탄 방글라데시 필리핀 네팔 등 동남아의 값싼 노동력의 수입은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때문에 특별한 대책을 강구하지 않는 한 외국인 범죄는 앞으로 계속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경찰은 이들 불법취업자들 사이에서 노출되지 않았지만 외국인 폭력조직이 개입된 인신매매나 이권다툼을 둘러싼 조직간의 폭력이 저질러지고 있다고 보고있다. 파키스탄인들의 살인극 외에 작년말 경찰에 적발된 필리핀인 알제니타 칼로스씨(35)나 태국인 키트씨(40) 등 불법취업 조직이 1인당 1천달러씩 받고 필리핀인과 태국인 등 1백20여명을 이태원 유흥업소나 공장 등에 불법 취업시켜준 사례 등이 이를 뒷받침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경찰은 특히 파키스탄인이나 방글라데시인 등 대부분의 동남아 인력들은 자기네 나라에서도 떠돌이 생활을 해온 사람들이어서 범죄우려가 높다는 지적이다.

경찰은 그러나 산업체의 인력난 때문에 외국인 범죄를 차단하기 위해 불법취업 외국인을 마구잡이로 단속할 수도 없는 실정이다. 지난 2월부터 지금까지 경찰의 불법취업 외국인에 대한 집중단속은 유흥서비스업종에 국한돼 7백70명을 적발해 냈을 뿐이다.

게다가 외국인 범죄를 전담하는 외사계는 서울과 부산경찰청 산하에만 설치돼 있을 뿐 다른 지방에선 모두 수사나 형사과에서 다른 내국인 범죄와 함께 처리되고 있다. 때문에 정확한 외국인 범죄의 통계나 대책을 세우지 못하고 있다. <김영철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