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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선뒤의 개각은 총선민의를 반영해야 한다는 점에서 정치색이 짙게 마련이다. 이 말을 바꾸어 하면 정치적 의지가 담기지 않은 총선후 개각은 의미가 없다는 뜻도 된다. 이런 측면에서 볼때 30일의 부분개각은 대통령의 정치자행이나,총선에 나타난 민의 수렴이 제대로 반영되지 않은 몇사람의 얼굴 바꾸기에 그치고만 느낌이다.

유일한 의미가 있다면 서동권 안기부장의 경질이다. 안기부는 선거시작때부터 국민당 후보들에 대한 압력,무소속 후보 미행설 등과 관련,적지않은 잡음을 냈다. 여기서 그치지 않고 급기야는 선거 막바지에 흑색선전에 일부 직원의 직접 가담이 폭로됨으로써 안기부 전체와 정권의 도덕성에까지 먹칠을 하고 말았다.

이에대해 서 부장이 인책하지 않을 수 없다는 것은 너무나 당연한 이야기다. 서 부장 경질을 계기로 안기부는 심기일전,불필요한 정치공작에서 손을 떼고 대공 업무라는 본래의 자세로 돌아갈 것을 우리는 당부한다. 이와함께 안기부를 정치도구로 활용해온 정부-여당의 자세에도 일대전환이 있어 다시는 이같은 불미한 사건이 나지않도록 해야할 것이다.

이번 개각과 함께 단행된 청와대 경제수석 교체에 우리는 지대한 관심을 갖는다. 김종인 경제수석의 전국구 진출로 인한 불가피한 개편이긴 하지만,청와대 경제수석의 보좌방식은 앞으로 노태우대통령의 경제정책 마무리에 결정적 역할을 할 것이기 때문이다.

그뿐 아니라 청와대와 불편한 관계에 있는 정주영 현대그룹 총수가 국민당이라는 정치세력을 업고 있는 상황이기에 신임 경제수석의 운신은 경제 영역을 넘어 정치권에까지 파장이 미칠 것이다. 신임 경제수석은 청와대와 국민당 정 대표와의 관계설정에 대해 많은 국민들이 그것을 정계와 재계의 함수관계라는 점에 초점을 맞추고 지켜본다는 점을 알아야 할 것이다.

개각과 함께 청와대 비서실에 신설된 경제 자문위원회의 운영도 관심거리다. 이는 노 대통령의 경제에 대한 관심과 김 전 경제수석의 자문역에 기대를 거는 조처로 해석되지만,경제수석실과의 관계로 볼때 자칫 옥상옥이 될 우려도 있다. 경제부처 출신인 이동호지사의 내무장관 기용과 함께 노 대통령의 경제 활성화 의욕은 여러모로 읽을 수 있지만,경제 활성화는 여당의 말대로 정치가 바른 궤도에 올랐을 때에야 가능함을 강조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