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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일의 정부개편은 외형상 소폭이나,내용면에서는 대폭이상의 의미와 비중을 담고 있다.

권력의 중추로서,지난 2년8개월동안 여권에서 핵심적 역할을 해왔던 서동권 안기부장이 퇴진하고, 6공경제 의 견인차였던 김종인 청와대 경제수석이 교제됐다는 사실은 6공의 향후 진로와도 직결되는 정부 골격 의 변동이라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같은 정부 골격 의 변동은 당초 노태우대통령의 구도에는 전혀 들어있지 않았던 것이다. 그러나 노 대통령은 앞으로 국정 및 정국운영에 다소 어려움이 따른다 해도,안기부 직원의 흑색선전물 배포사건에 대한 책임과, 경제실정 에 대한 여론의 비등함을 인사로 완화시키지 않을 수 없다고 판단,읍참마속의 결단을 내린 것으로 당국자들은 설명하고 있다.

이중 특히 서 안기부장의 경질은 본격적인 대권경쟁에 돌입한 자당의 차기주자 문제와도 무관하지 않을 것이라는 점에서,앞으로의 여권 내부 및 정국 향배와 직결되는 사항의 하나.

서 부장의 경우 tk의 핵심이긴 하나,일찍이 친 김영삼 쪽으로 방향을 잡아,김 대표최고위원이 민자당내에서 오늘의 위상에 이르는데 상당히 기여해왔던 인물로 꼽히고 있다. 그러므로 그의 퇴진은 대권의 주요 길목에 서 있는 민주계로서는 손실 로 받아들일 수 있는 측면을 지닌다.

이같은 당내 역학구조를 잘 알고 있는 노 대통령으로서는 특히 후임 인선을 놓고 크게 고심했던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민자당 차기 대통령 후보의 완전 경선 을 공식선언한 이상,어느 특정계파에 치우친 듯한 인사를 기용할 경우 당내 타계파의 즉각적인 반발을 불러올것이 명약관화하기 때문.

뿐만 아니라 안기부장이라는 자리는 자신의 손과 발이됨은 물론,이심전심의 대화가 가능할 정도의 인사가 앉아야 한다는 점 등도 감안,외형상 정치적인 색깔이 비치지 않고,오랜 지면이 있는 이상연 내무장관을 후임으로 결정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따라서 이상연 신임 안기부장이 민자당의 대권문제에 어떤 입장을 보일 것이며,어떤 역할을 할 것인지의 여부가 초미의 관심사.

그가 핵심tk의 1인이고,민정계와 뿌리를 같이한다는 점에서 한편으로 친 민정계 성향으로 분류될 수도 있으나,그의 기질과 성품으로 마루어 자신의 생각 은 접어둔채,노 대통령의 하명 을 충실히 따르는 역할을 하게될 것으로 보는 관측이 현재로서는 우세하다.

김종인 경제수석의 교체는 노 대통령으로서는 원치않던 사항. 김 수석의 경제노선에 대한 비난이 적지않았으나,노 대통령은 그의 경제논리와 방향이 현 시점에서는 가장 옳고 정당하다고 평가해왔었기 때문.

그럼에도 김 수석을 경질하게된 것은 총선기간중 경제 에 쏟아진 숱한 비판을 일단 수용하는 자세를 보이지 않을 수 없었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노 대통령은 청와대에 경제자문위원회 까지 신설,경제 활성화를 위한 조언을 받을 예정이나 남은 임기동안 정부의 경제정책 노선도 결국 김종인 궤도 를 크게 벗어나지 않을 것으로 관측된다. 이번 개각에도 불구하고,오는 5월 민자당의 차기 대통령 후보를 선출할 전당대회 직후 또 한 차례 개각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민자당 전국구 의원으로 당선된 최병렬 노동장관의 교체 등 개각의 필요요건들이 잔존해있기 때문이다. <이상철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