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종이신문보기

SK그룹

SK그룹은 지정학 위기 심화, 공급망 재편이 가져올 변화에 대해 그룹 차원에서 기민한 대응을 하며 글로벌 기업으로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최태원 SK 회장도 2024년 신년사를 통해 "느슨해진 거문고는 줄을 풀어내어 다시 팽팽하게 고쳐 매야 바른 음(正音)을 낼 수 있다"며 "모두가 '해현경장(解弦更張)'의 자세로 우리의 경영 시스템을 점검하고 다듬어 나가자"고 했다.

앞서 작년 10월 열린 그룹 CEO 세미나에서 최태원 회장은 ▲미국-중국 간 주도권 경쟁 심화 등 지정학적 이슈 ▲인공지능(AI) 등 신기술 생성 가속화 ▲양적 완화 기조 변화에 따른 경기 불확실성 증대 등을 한국 경제와 기업이 직면한 주요 환경 변화로 꼽았다. 특히 최 회장은 "급격한 대내외 환경 변화로 빠르게, 확실히 변화하지 않으면 생존할 수 없다"며 '서든 데스'(Sudden Death·돌연사)의 위험성을 꾸준히 강조하고 있다. 이에 SK그룹 CEO들은 주요 글로벌 시장에서 그룹 통합조직 같은 '글로벌 인프라'를 구축해 경쟁력과 시너지를 극대화하기로 뜻을 모아 '따로 또 함께' 뛰기로 했다.

◇글로벌 현장 뛰는 리더십

최 회장은 미국과 유럽, 일본을 넘나들며 글로벌 경영에 힘을 보탰다. 올해 초 최 회장은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세계 최대 IT·가전 전시회 CES 2024를 방문해 "좋든 싫든 우리가 이제 AI 시대에 살기 시작했다는 생각이 든다"며 "모든 영역에 AI 애플리케이션이 들어가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앞서 작년 11월에는 각각 일본과 미국에서 개최한 제4회 도쿄포럼, '2023 트랜스 퍼시픽 다이얼로그'(TPD)에 잇따라 참석하며 '한일 경제협력체' 구상과 비전을 밝혔다. 이어 최 회장은 지난해 12월 미국 실리콘밸리 중심지 새너제이에 있는 SK하이닉스 미주 법인과 가우스랩스, 루나에너지 등을 잇달아 방문해 현장 경영을 펼쳤다. 또, 12월 미국 일정을 마무리하고서 바로 유럽으로 이동해 독일과 네덜란드에서 도이체텔레콤과 반도체 장비 업체 ASML을 방문, 글로벌 경영 행보를 이어갔다.

◇글로벌 AI 컴퍼니로 전환 꾀하는 SK

SK그룹은 AI 시대를 맞아 준비한 기술과 서비스를 올해 더욱 고도화한다는 계획이다. SK텔레콤(SKT)을 중심으로 AI 데이터센터, AI 반도체, 멀티 LLM(거대 언어 모델) 사업을 추진하는 동시에 통신망과 AI를 접목하거나, 모빌리티·헬스케어·미디어 사업에도 AI를 다양하고 빠르게 접목하고 있다.

특히 SKT는 그간 추진해 온 AI 컴퍼니로의 변화와 혁신의 결실을 가시화해 올해 '글로벌 AI 컴퍼니'로 도약한다는 계획이다. 올해 초부터 SKT는 CES 2024에서 AI 피라미드 전략을 기반으로 글로벌 파트너들과 협력 확대에 나섰다. AI 피라미드 전략은 AI 기술을 고도화하고 AI 서비스를 만들어 고객과 관계를 밀접하게 만드는 '자강(自强)'과 AI 얼라이언스 중심의 '협력(協力)' 모델을 피라미드 형태로 단계별로 묶어낸 전략이다.

SK그룹은 SK하이닉스를 중심으로 그룹 핵심 사업인 반도체 사업에서도 AI 반도체로 미래 준비에 박차를 가한다. 작년 반도체 사업은 글로벌 수요 감소 등으로 힘든 한 해를 보냈지만 경쟁사들보다 먼저 준비한 고대역폭 메모리가 '챗GPT' 등 생성형 AI 인기에 힘입어 수요가 늘어 올해 흑자 전환 가능성을 높였다.

◇그린 에너지 기업으로 '환골탈태'

SK그룹은 SK이노베이션, SK온, SKC 등을 중심으로 반도체·이차전지 소재·그린 에너지 사업도 확대하고 있다.

석유 사업을 영위하는 SK이노베이션은 '탄소' 중심에서 '그린' 중심으로 사업 전환을 담은 '카본 투 그린(Carbon to Green)' 전략을 발표하고, 석유에서 전기차 배터리·신재생에너지·친환경 소재 등으로 전폭적인 변화를 추진하고 있다. 특히 지난 10년간 꾸준히 투자했던 배터리 사업은 'SK온'을 물적 분할한 후 2년 동안 매 분기 매출이 큰 폭으로 증가하고 있다. 국내 소재 산업을 선도해온 SKC는 비주력 사업 매각과 함께 ISC 인수와 실리콘 음극재 상업화, 반도체 글라스 기판 공장 건설 등 BM 혁신의 완성과 새로운 성장 기반 확보에 속도를 내고 있다. 기고자 : 이정구 기자
본문자수 : 2126
표/그림/사진 유무 : 있음
웹편집 :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