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종이신문보기

베컴, 스포츠용품 기념행사차 방한… 중구 돼지고기 식당서 'K푸드' 즐겨

잉글랜드 축구 레전드 데이비드 베컴(49)이 서울 한 돼지고기 구이 식당에 나타났다. 한국 음식에 애정을 가진 것으로 잘 알려진 그는 29일 저녁 서울 중구 금돼지식당을 찾았다. 이곳은 미쉐린 가이드 빕 구르망(Bib Gourmand)에도 선정된 명소로 평소 대기 시간만 1시간 이상 걸린다는 음식점. 베컴은 미국 내 단골인 뉴욕 한식당 소개로 이 집을 찾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방한 일정은 원래 스포츠용품 회사에서 자사 축구화 출시 30주년 기념행사 홍보 목적으로 베컴을 초청하면서 이뤄졌다.

베컴은 28일 밤 자가용 비행기 편으로 입국해 이튿날 공식 행사를 마무리한 다음 이 식당에 들렀다. 행사장에서 그는 "한국 팬을 다시 만나서 반갑다. 패션을 좋아하는 내게 서울이란 도시는 항상 영감을 준다"고 말했다. 이어 손흥민(32·토트넘)에 대한 질문이 나오자 "훌륭한 인품을 가진 선수. 그의 플레이를 보는 건 즐겁다"고 말하기도 했다.

베컴이 이 식당에 모습을 드러낸 건 저녁 8시 30분쯤. 방한 일정을 동행한 사진작가 등 다른 6명과 함께였다. 평소 'K푸드' 예찬론자인 그는 삼겹살, 목살, 항정살은 물론, 외국인에겐 다소 생소할 수 있는 '돼지껍데기'까지 구워 먹었다고 한다. 후식 김치찌개도 빼놓지 않았다. 처음엔 생맥주를 곁들이다 식당 대표가 권한 '소맥(소주+맥주)'까지 마시고는 직원들에게 "오 끝내줘요(amazing)"라고 감탄사도 던졌다. 이 식당 박수경(39) 대표는 "일정이 많이 바빴는지 저녁 식사가 첫 끼라고 했다. 직원들에게 계속 웃으며 말하는 등 너무 친절했고, 일행 모두 식사를 맛있게 했다고 인사했다"고 전했다. 이날 이 식당에 있던 다른 방문객들은 베컴을 보고 "와 정말 베컴이네"라면서 사인과 사진 촬영을 요구했고, 베컴은 이에 흔쾌히 응했다. 그중 하나로 개그맨 김영철(50)씨도 있었다. 김씨는 베컴과 같이 찍은 사진을 자신 소셜미디어에 올렸다. 한식과 한국 팬들과 만남을 가진 그는 2박3일 일정을 마치고 30일 다음 행선지인 태국으로 떠났다.

베컴은 미식가(美食家)로 잘 알려져 있다. "많은 나라들을 돌아다녀 아이들에게 새 음식을 소개할 수 있어 좋다" "사실 먹으려고 여행을 다니는 거다"라고 말한 적도 있다. 일본에 가서는 라멘을 즐기고 기모노를 입은 직원과 찍은 사진을 소셜미디어에 올리기도 했다. 한국 음식에 대한 사랑도 익히 알려져 있다. 가족들과 김치 등 한국 반찬으로 식사하는 사진을 공개하고, 작년엔 한 유튜브에 나와 삼겹살·목살을 다양한 한국 양념에 찍어 먹고 소주를 곁들이며 "감자와 고기만 먹을 줄 아는 영국인들이 있는데, 한국 음식은 말할 것도 없다. 멋진 나라다"라고 말했다.

2019년 서울에 왔을 때는 마장동 소고기집에 간 일이 인터넷에서 화제가 된 바 있다. 한국 사람처럼 고기를 먹을 땐 쌈장이나 양파절임, 상추쌈을 곁들인다. 자녀(3남 1녀)들도 아버지 영향을 받아 자연스레 한식 애호가로 컸다. 과거 베컴이 "어느 날 딸이 하교해 김치를 찾더라. '뭐에 먹으려고?'라고 물으니 '그냥 간식으로 한 접시 먹으려고요'라는 답이 돌아왔다"고 말한 게 온라인상에서 또다른 관심을 모은 바 있다.

베컴은 선수 시절(1993~2013) 탁월한 프리킥 능력과 수려한 외모로 인기를 끌었다. 2018년부터는 MLS(미 프로축구) 인터 마이애미 공동 구단주를 맡고 있다. 인터 마이애미는 리오넬 메시(37)가 뛰고 있는 팀이다. 작년 넷플릭스에서는 다큐멘터리 '베컴'을 제작해 방영했다. 기고자 : 김민기 기자
본문자수 : 1753
표/그림/사진 유무 : 있음
웹편집 :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