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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스티팜

"현재 진행 중인 코로나 백신 개발을 끝까지 마쳐 mRNA(전령리보핵산) 플랫폼을 완성할 것입니다."

김경진(59) 에스티팜 대표는 지난 24일 본지 인터뷰에서 "중국 우한에서 시작된 코로나 바이러스 대유행은 델타와 오미크론 변이를 거쳐 앞으로도 계속될 것"이라며 "새로운 대유행이 닥치면 지금처럼 어려움을 겪지 않도록 하는 것이 목표"라고 밝혔다.

에스티팜은 국내 제약사들과 컨소시엄을 구성해 mRNA 코로나 백신을 개발하고 있다. 지난 25일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코로나 mRNA 백신 후보물질 'STP2104'의 임상 1상 시험을 승인받았다. 김 대표는 "미국 화이자, 모더나의 mRNA 백신은 코로나 사태가 터지고 나서 1년 이내에 빠르게 개발된 것이 가장 큰 장점"이라며 "앞으로 유행성 출혈열 같은 국가 안보나 산업재해와 관련된 감염병을 막는 백신 개발에 우리 mRNA 플랫폼을 사용하겠다"고 말했다.

◇mRNA 백신용 핵심 기술 3종 보유

김 대표는 "mRNA 기술은 항암치료 백신 개발을 위해 시작하면서 5년째 연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mRNA는 유전자 정보대로 단백질을 합성하는 일종의 설계도이다. 미국 화이자와 모더나는 코로나 바이러스의 단백질을 만들 mRNA를 인체에 전달해 면역반응을 유도했다.

에스티팜은 의약품 CDMO(위탁개발생산) 전문 기업으로, mRNA 백신 개발에 필수적인 LNP(지질나노입자)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LNP는 mRNA를 감싸 세포 내부로 전달한다.

에스티팜은 총 3가지 LNP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김 대표는 "연구·개발(R&D) 수준인 자체 LNP 기술과 유럽에서 도입한 LNP, 이화여대 이혁진 교수 연구진과 공동 개발 중인 LNP 기술이 있다"고 말했다. 유럽 제약사의 LNP 기술은 현재 코로나 백신 개발에 쓰이고 있다.

에스티팜은 mRNA 코로나 백신 개발을 완주할 계획이다. 김 대표는 "현재 국내에서 환자를 구하기 어려울 것으로 판단돼 접종률이 30%인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임상시험을 진행할 예정"이라며 "임상 1상은 6~7월쯤 마무리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전 세계적으로 높은 백신 접종률에 임상 2·3상까지는 어렵지 않겠느냐는 질문에 그는 "대조 백신 2000명 분량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대조 백신 임상시험은 대규모 임상이 어려울 때 기존 백신을 접종받은 사람에게 생긴 항체 수준과 개발 중인 백신을 맞은 사람에게 생기는 항체의 수준을 비교하는 방법이다. 대규모 임상시험을 하지 않고 기존 백신과 유사한 효능이 있는지 보는 것이다.

김 대표는 "mRNA 플랫폼 활용은 무궁무진하다"고 말했다. 에스티팜은 mRNA 기술로 코로나 백신과 함께 항암 백신과 자가면역질환 치료제도 개발하고 있다.

◇"유전자 치료제 생산, 세계 최고가 목표"

에스티팜은 원래 화학합성의약품을 개발하던 회사였다. 김 대표는 "중국과 인도가 무섭게 도전하면서 돌파구로 새로운 분야인 올리고뉴클레오타이드 CDMO 사업에 진출하게 됐다"고 말했다. 올리고뉴클레오타이드는 유전물질을 이루는 핵산을 인공 합성해 여러 개 붙여 만든 유전자 치료제다.

김 대표는 "기존 치료제가 엎질러진 물을 어떻게 처리할 것인가에 초점을 맞춘다면 올리고뉴클레오타이드는 수도꼭지 자체를 잠그는 것에 비유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올리고뉴클레오타이드는 유전자 발현을 조절해 질병을 근본적으로 치료할 수 있다는 것이다. 에스티팜은 전체 매출의 80%가 올리고뉴클레오타이드 치료제에서 나온다고 밝혔다.

올리고뉴클레오타이드 치료제는 고난도의 기술력이 필요해 전 세계에서 3~5곳 정도만 개발·생산할 수 있다고 회사는 밝혔다. 그만큼 CDMO가 활성화됐다. 에스티팜은 최근 800억 규모의 올리고뉴클레오타이드 치료제 개발 프로젝트를 수주했다. 김 대표는 "올리고뉴클레오타이드 치료제가 희소질환에서 고지혈증, 고혈압, B형간염 치료제 같은 만성 질환 치료제로 확대되고 있는 추세"라며 "이번 계약 수준의 성과가 계속 나올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에스티팜은 1500억원을 투자해 새로운 올리고뉴클레오타이드 생산 시설을 짓고 있다. 2025년 말 가동되면 지금보다 생산 능력이 3배로 증가한다. 김 대표는 "셀트리온과 삼성바이오로직스가 항체 부분에서 최고인 것처럼 유전자 치료제 분야에서는 에스티팜이 글로벌 선두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기고자 : 유지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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