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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닥을 쳤나… 애플 시총 3조달러 눈앞, 테슬라는 '천슬라' 회복

29일(현지 시각) 미국 애플의 주가는 전날보다 1.91% 오른 178.96달러에 마감했다. 애플의 시가총액은 이날 2조9200억달러(약 3532조원)를 기록하며, 시총 3조달러 기업 재등극을 눈앞에 뒀다. 애플은 이날까지 11일 연속으로 오르면서 2003년(12일 연속) 이후 19년 만에 가장 긴 상승세를 이어갔다. 애플 아이폰이 2007년 처음 세상에 등장한 것을 고려하면, 11일 연속은 애플이 현재의 매출 구조를 갖게 된 후 최장이다. 세계 1위 전기차 업체 테슬라도 '공급망 관리 능력이 다른 완성차 업체보다 5~10년 앞서 있다'는 평가가 나오면서, 한 달 새 50% 넘게 반등했다.

올 들어 인플레이션과 금리 인상 우려, 코로나 재확산,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라는 악재가 겹치며 연초 대비 많게는 40%까지 빠졌던 테크 대장주들이 최근 다시 뛰고 있다. 테크 기업들의 최근 2주간 주가 상승률이 10~40%를 기록하며, 그간의 낙폭을 만회했다. 미 증권가와 테크 업계에서는 "시장 혼조세 속에서도 빅테크를 중심으로 한 테크 기업들이 증시 상승세를 이어갈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최근 2주간 두 자릿수 주가 상승

애플·구글·테슬라 등 빅테크 기업들의 주가는 작년 말부터 고공 행진을 벌였다. 애플은 새해 첫 주식시장이 열린 올 1월 3일 주가가 역대 최고치를 찍으며 사상 처음 시가총액 3조달러 기업이 됐다. 하지만 인플레이션 우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등으로 주가가 크게 빠졌다.

지난 15일부터 흐름이 반전되기 시작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사태에 대한 공포가 진정되고 급락한 빅테크 주식을 저가 매수하려는 투자자가 몰리면서 주가가 상승 전환했다. 애플 주가는 이날부터 2주간 상승률 15.39%를 기록했다. 구글의 알파벳 주가도 지난 14일 연중 최저치를 찍은 후 2주 연속 상승세를 보이며 10.30% 올랐다. 아마존 주가는 같은 기간 14.89%, 메타(페이스북)는 19.70%, 마이크로소프트는 9.84% 올랐다. 월가에서는 인플레이션 우려가 짙어지자 강력한 실적이 뒷받침되는 빅테크 기업으로 쏠림 현상이 가속화되는 것이라고 분석한다.

◇다시 천슬라 된 테슬라

자동차 대장주 테슬라 주가도 가파르게 반등하고 있다. 지난달 장중 700달러(2월 24일 기준)까지 떨어졌던 테슬라 주가는 50% 넘게 반등해 이달 1000달러를 훌쩍 넘겼다. 네 번째 글로벌 생산 기지인 베를린 기가팩토리 가동 개시, 주식분할 등의 호재와 함께 다른 완성차 업체들과 차별화된 공급망 관리와 탄탄한 생산 능력이 테슬라 주가 상승을 이끌었다는 분석이다.

미국의 투자은행 모건스탠리는 "테슬라의 전기차 원자재 공급망 관리 능력은 다른 자동차 업체보다 5~10년은 앞서있다"고 평가했다.

코로나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여파로 부품 공급난을 겪고 있는 도요타·폴크스바겐·현대차 같은 주요 완성차 업체들과 달리, 테슬라는 핵심 반도체를 직접 설계하고 무선 원격 업데이트와 소프트웨어 개발을 통해 반도체와 부품 수를 최소화하면서 공급난을 돌파하고 있다는 것이다. 테슬라는 리튬·니켈을 채굴·가공하는 광산 업체들과도 직접 계약하고 배터리 원자재를 안정적으로 공급받고 있다.

◇첨예하게 갈린 주가 전망

최근의 주가 상승세를 두고 테크 업계에선 "코로나 팬데믹 이후 전 산업 영역에서의 디지털 전환이 가속화되면서 빅테크 기업들의 실적도 성장세를 이어갈 것"이라며 자신한다. 투자운용사 거버가와사키의 로스 거버 CEO는 "투자자들은 빠르게 수익을 늘리는 회사에 더 많은 베팅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반면 일각에서는 '아직 하락장이 끝난 게 아니다'라는 분석도 나온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 리스크가 해소되지 않았고, 인플레이션과 금리 인상의 후폭풍이 우려된다는 것이다. 모건스탠리의 마이크 윌슨 최고투자책임자는 "최근의 주가 상승세는 단지 '약세장 랠리'에 불과하다"며 "아직 하락장은 끝나지 않았다"고 했다.

[그래픽] 주요 글로벌 테크 업체의 주가 증감률 기고자 : 실리콘밸리=김성민 특파원 임경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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