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종이신문보기

결승 3번기 제2국 <흑 6집반 공제·각 3시간>
白 양딩신 九단 / 黑 신진서 九단

〈제7보〉(80~92)=선현들은 바둑판 맞은편에 아무도 없다고 느끼는 반전무인(盤前無人)을 최고의 경지로 꼽았다. 상대를 의식하다 보면 감정이 개입돼 냉정함을 유지할 수 없다는 의미다. 하지만 코로나 사태 장기화로 전면 비대면(非對面)으로 치러지고 있는 요즘 국제 대국은 예전보다 더 살벌해진 느낌이다. 적(敵)은 눈앞이 아니라 자신의 가슴속에 자리 잡은 존재인지 모른다.

흑 ▲을 당한 백이 곤경에 처했다. 80은 불가피한 응수. 81로 연결하고 싶은 마음은 굴뚝 같지만 참고도에서 보듯 잘 안 된다. 3, 5로 밀고 나와 9로 씌우는 수가 최강의 버팀인데, 10으로 밀고 나와 20까지 둑이 터져버리는 것. 백이 황급히 꼬리를 잘라버리고 본체만 탈출할 때 흑은 알토란 같은 백 4점을 챙겼다. 흑백의 실리 균형도 여기서 무너졌다.

82는 흥분한 양딩신의 속마음이 드러난 수. 80에서 잠깐 보여준 냉정함이 사라졌다. 82로는 '가'로 한 칸 뛰고 흑 '나' 때 83에 두어 우중앙 백 세력을 키우는 수순이 최선. 그랬으면 좀 불리하긴 해도 아직 갈 길이 먼 바둑이었다. 실전은 흑에게 83, 85 두 방의 통렬한 공격을 자청한 꼴. 게다가 우중앙 흑마저 91까지 생기를 되찾았다. 92는 무슨 뜻일까. 기고자 : 이홍렬 바둑전문기자
장르 : 고정물
본문자수 : 639
표/그림/사진 유무 : 있음
웹편집 :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