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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일 서울 동숭동 대학로 방송대 교정에서는 이색적인 장이 섰다.

먼지를 뒤집어 쓴채 책장 한구석에 꽂혀있던 책갈피가 바랜 톰소여의 모험 논어 등이 화창한 봄햇살을 받으며 새 주인을 맞는 92 알뜰도서 교환시장 .

대학로를 한권의 책과 벗삼아 거닐 수 있는 낭만의 거리로 만들겠다는 취지로 스포츠조선-을지서적이 방송대 총학생회와 함께 마련한 자리다.

이날 교환시장은 모처럼 화창한 일요일을 즐기려나선 2만여명의 시민이 몰려 성시를 이뤘다. 보물섬 만화책을 품에 안고 온 코흘리개 꼬마에서부터 데이트하던 남녀,휴일나들이 나온 가족들이 주 고객 . 이들중에는 교환대에 쌓여있는 책더미를 뒤지다 마침내 자신이 읽고싶었던 책을 발견하는 순간 "아"하는 탄성을 발하기도 했다. 그런 한쪽에선 통기타가수들의 라이브콘서트와 사물놀이패의 공연이 간간이 곁들여졌다.

수필집 등 열권을 들고와 다른책과 교환한 회사원 이장근씨(33)는 "버리기에는 아깝지만 쌓아둘데가 없어 고민이던 책을 보고싶던 책과 교환하고 나니 마음이 풍성해진 느낌"이라고 했다.

이 교환시장은 일대일 원칙 으로 운영했다. 시민들은 들고나온 헌책을 맡겨 교환권을 받은 뒤 다른 사람이 갖고온 책이나 주최측이 출판사,잡지사 등으로부터 기증받은 1만여권의 책중에서 마음에 드는 책을 고르는 식이다.

헌책은 책의 내용과 상태에 따라 1~3등급으로 나누어져 있다. 물론 같은 등급안에서 책교환이 가능하다. 이 때문에 책이 아닌 돈으로는 책을 살수없다. 이날 교환된 책은 모두 2만5천권 정도.

주최측은 "예상외로 교환량이 많았다며 오는 9월까지 월 마지막 일요일마다 방송대 교정에서 장을 열 계획"이라고 말했다. <임형균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