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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행이 잠정추계한 작년도 국민총생산통계는 우리경제가 여전히 거품성장기를 채 벗어나지 못했음을 보여준다. 실질성장률 8.4%는 90년의 그것에 비해 다소간 누그러진 모습이고 건설중심의 폭발적인 투자도 상당수준 진정된 점은 적지 않은 변화로 볼 수 있다. 그러나 총체적인 성장구도가 90년의 과열상태에서 크게 벗어나지 못한점이나 건설과 소비에 의해 성장이 이끌리는 형국이 지속된 점으로 보면 거품경제의 완전 치유에는 아직도 더 시간이 필요한 것같다.

지난해 하반기 이후의 상대적인 안정화시책이 걷잡을 수 없어 보이던 건축경기과열을 어느정도 진정시켰지만 그 후유증들은 아직도 상처가 아물지 않고 있다. 민간소비가 그때보다 더 높아진것도 이것과 무관하지 않을 것이다. 설비투자가 그 전해보다 많이 줄었는데도 총투자율은 오히려 더 높아진 점을 보아도 지난해 성장 역시 거품성장을 완전히 탈피하지 못한 것을 짐작할 수 있다. 특히 주목해야할 것은 이같은 높은 투자가 국내저축의 기반없이 이루어진 점이다.

현재의 산업구조하에서 이루어지는 어떤 투자도 자본재와 원자재,중간재의 수입유발 효과를 높이기 때문에 투자의 선별은 거품경제의 치유못지 않게 국제수지 관리에도 절대적으로 긴요하다는 사실을 새삼 확인할 필요가 있다. 지난해 90억달러의 국제수지 적자도 결국은 이같은 투자과열,거품현상과 연계되어 있다는 점에서 올해 경제운영의 방향은 자명해진다. 우선 정부와 산업-금융계가 함께 노력해야할 과제는 투자의 선별이다. 비생산적 투자와 중복투자,수입유발효과가 큰 투자나 기술혁신 효과가 작은 투자들은 최대한 억제돼야하며 합리적으로 조정될 필요가 있다. 수입촉진적인 건설경기나 내수소비산업투자도 계속 견제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민간소비율 9.2%는 여전히 높은 수준이며 10%대를 넘어선 서비스업 건설업 신장도 분명 과도하다. 더구나 총선이후의 자금흐름이 부쩍 소비자금화된 현실에서 총체적인 긴축과 절제된 성장은 피할 수 없는 외길 선택임을 거듭 확인할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