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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대 총선은 역대 어느 선거때보다도 박빙의 게임끝에 당락이 결정된 곳이 많아 대량 선거무효소송 사태를 예고하고 있다.

더욱이 야권은 선거소송 등 법적 대응과 더불어 군부재자투표 문제를 쟁점화하고 있어 이미 상당히 시끄러워지고 있는 양상이다.

이번 총선결과 2천표 이하의 근소한 표차로 승패가 갈린 곳은 전국 최소득표차(11표)를 기록한 울산 중구(차화준-김태호)를 비롯,모두 28곳.

울산 중구 11표차 당락

지역별로는 서울 10,경기 5,충남 3,강원 전북 경남 각 2,대구 인천 충북 각 1곳 순이며,정당별 2천표 이하의 차점자 수는 민자 12,민주 10,국민 5,무소속 1명 등이다.

민자당 낙선자들 중에선 11표차로 떨어진 김태호의원과 김포-강화에서 김두섭씨(국민)에게 1백6표차로 패한 정해남의원 등이 선거소송을 준비중. 특히 김 의원은 "나한테 찍은 12표가 야당 주장에 의해 무효표 처리됐다"면서 승소를 장담.

민자당은 이와 함께 야당측이 선거막판에 불법유인물을 무차별살포,당락에 결정적 영향을 미쳤다면서,청주을 등 15곳 정도에서 선거소송 제기를 검토중. 청주을의 경우 민주당 정기호 당선자가 선거종반에 임광수가 안되는 이유,정기호가 돼야 하는 이유 각 5가지씩을 담은 불법유인물을 대량 배포했다는게 민자당측 주장.

반면 민주-국민당 등 야권은 표차가 적은 대부분의 낙선지역에서 군부재자투표 부정 이 승패를 좌우했다고 주장,각각 진상조사 작업에 착수한 상태.

양당은 우선 군부재자투표 의혹이 짙다고 판단되는 선거구에서 선거소송의 전 단계인 투표함보전 신청을 제출하는 한편,진상조사결과 부정사실이 확인될 경우 추가로 정치적 대응을 해나갈 방침.

부정 확인땐 정치대응

민주당이 선거소송을 제기키로 결정한 곳은 서울 노원갑(고영하) 노원을(임채정) 영등포을(김민석) 강동을(장충준) 동대문갑(최훈) 송파갑(김희완) 서초을(안동수) 인천 남갑(명화섭) 수원권선갑(김정태) 안양갑(이석용) 남원(조찬형) 등 11곳.

민자 나웅배 당선자에게 2백59표차로 패한 영등포을의 민주 김 후보는 일반투표함 개표에서 7백65표를 앞섰으나 부재자투표에서 1천24표를 뒤져 역전패한 케이스. 표차가 36표에 불과한 노원을 등 나머지 10곳도 비슷한 상황.

이에 민주당은 "불과 9개월전에 실시된 광역선거때 서울지역 부재자투표중 25.2%에 그쳤던 민자당 지지율이 갑자기 42.8%로 높아진 이유를 납득할 수 없다"면서 "이는 군내에서 광범위하게 부정선거가 행해졌기 때문"이라고 주장. 국민당도 인천 남동(이원복) 이천(이희규) 경주(임진출) 등 부재자투표함 개표에서 전세가 역전된 3곳에 대해 당선무효소송을 제기키로 결정.

그러나 민자당은 야당의 이같은 군부재자투표 부정주장에 대해 "요즘같은 민주화시대에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일축하면서,서울 중구의 정대철 당선자(민주)가 부재자투표수의 53.3%(1천5백12 표)를 획득한 사례 등을 제시.

이밖에도 각 당의 경합지역 낙선자들이 투-개표절차 또는 흑색선전 패해 등을 이유로 대거 선거소송을 준비중이어서 소송건수는 13대(26건)때의 2배이상 될 것으로 선관위측은 전망.

선거무효소송은 선거일로부터,당선무효소송은 당선확정일로부터 각각 30일내에 법원에 제출해야 되며,법원은 이를 접수받은 날로부터 6개월내에 처리해야 한다. 소송처리 과정에서의 재검표작업은 대법관이 지켜보는 가운데 법원 직원들에 의해 이뤄지며, 피고 인 선관위는 일절 참여하지 못한다.

그러나 역대선거소송에서 재검표를 통해 당락이 뒤집어진 사례는 단 2건. 67년 7대선거때 김옥선씨(신민 서천-보령)와 73년 9대선거때 박병배씨(통일 대전)가 승소의 주인공들.

고소-고발 68건 수사중

소송내용이 단순한 재검표에서 끝나는게 아닐 경우 채증관계상 시간이 다소 걸린다. 13대의 경우 홍희표씨(무소속)가 당적보유 문제로,김명섭씨(민정)가 선물제공 및 위장전입 문제로 당선무효 판정을 받아 재선거가 실시된 바 있다.

한편 검찰은 현재 구속중인 이강두씨(무소속 거창) 외에도 68명의 당선자에 대한 고소-고발사건을 수사중이며,선관위도 선거비용 실사작업후 위반사실이 드러나면 추가 고발할 예정이어서 재선거사태 수가 13대보다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심양섭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