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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동헌 경기 광주시장 인터뷰

"천진암, 남한산성, 신익희 생가, 허난설헌 묘, 나눔의 집, 조선백자 도요지, 화담숲, 경안천 생태습지공원 등 지역의 모든 문화 자원을 하나의 길로 연결할 계획입니다."

신동헌(70·사진) 광주시장은 본지 인터뷰에서 "각 자원은 사연이 제각각 다른데, 하나로 묶어 화합과 통합을 표현할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신 시장은 또 "광주시는 곳곳에 흩어진 천주교·불교 성지 등을 하나의 길로 연결해 복원하는 '광주역사문화순례길'을 만들고자 한다"고 밝혔다.

경기도 광주시는 '종교화합'을 콘셉트로 관광자원 발굴에 노력하고 있다. 지난해 8월 남한산성과 천진암 순교 성지를 잇는 '천진암 성지 광주 순례길'을 조성하고자 천주교 수원교구와 업무협약을 맺었다. 불교계와도 화합을 위해 지역 내 대부분 폐사된 8도 사찰 복원을 검토하고 있다. 현재 상수원보호구역·개발제한구역 등 총 8개 규제를 받고 있어 기업 유치나 지역 개발이 쉽지 않다는 배경도 광주시가 문화 정책에 집중하는 이유다. 아래는 신 시장과 일문일답.

―지난해 '천진암 성지 광주 순례길'을 조성하려다 불교계가 반발했다. 사업이 변한 것으로 보인다.

"광주에는 오래전 전국 8도에서 모인 승려들이 남한산성의 절반을 축조했었고 전쟁 당시 산성을 지켜냈다. '호국불교'의 상징과도 같은 곳이다. 그래서 과거 남한산성에는 전국에서 유일하게 지역별 특징을 담은 다양한 사찰들이 지어지기도 했었다. 현재는 폐사돼 절터만 남아있는데, 이를 복원한다면 호국불교의 성지가 될 것으로 판단한다. 하지만 광주시는 역사 유적을 복원하는 초반 계획 수립 과정에 천주교를 먼저 하려 했었다. 이 과정에서 불교계가 소외된 현실을 표현했고, 광주시는 이를 즉각 반영해 두 종교 콘텐츠를 함께 복원하고자 계획을 바꿨다."

―애초 추진하려던 천진암 순례길은 무엇인가.

"광주에 있는 천진암은 조선시대 불교 암자에서 박해받은 천주교인들을 숨겨준 곳이다. 이곳에서 정약용, 권철신, 이벽 등 천주교 학자들이 강학모임을 통해 천주교리를 익히고 전파했다. 국내 최초의 박해 사건인 1791년 신해박해, 기해·병인 박해를 거치면서 300여 명의 신자가 순교했다. 광주가 천주교의 시작이라 봐도 과언이 아니다. 천진암 스님들도 천주교 학자들을 숨겨주다 처형당하고 결국 폐사에 이르게 됐다. 불교와 천주교가 화합했던 상징적 장소이기도 하다."

―광주역사둘레길은 어떻게 조성되는가.

"7개 코스를 운영한다. 기존의 길을 연결하는 정도로 발굴했다. 남한산성과 천진암 성지, 불교 절터 등을 잇는 둘레길(연장 약 120㎞)을 말한다. 주제는 '평화와 화합으로 가는 여정' 이다. 각 코스 명칭도 1~7 코스까지 '동행' '이음' '사색' '성찰' '치유' '소통' '자유' 등으로 지었다."

―광주역사둘레길에서 세계문화유산 남한산성을 어떤 식으로 즐길 수 있나.

"남한산성에는 18개의 암문(비밀문)을 포함해 20개 넘는 문이 있다. 산성은 고립의 상징이지만 동시에 남한산성의 많은 문은 소통을 의미한다고도 볼 수 있다. 이용객들은 남한산성 내 문을 통과하면서 인증 도장을 찍는 이벤트나 승군 복장으로 승려들의 하루를 체험해볼 수도 있다. 조선시대 승군의 일과였던 오전 예불과 오후 훈련을 해보는 것도 좋은 경험이 될 수 있다. 불교계 스님들과 즉문즉답 시간을 갖는 방안도 구상 중이다." 기고자 : 조철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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