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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재정부가 29일 각 부처에 배포한 '내년도 예산안 편성 지침'이 관가의 화제입니다. 기재부는 9월에 예산안을 국회에 제출하기 위해 5월까지 각 부처의 예산 요구를 접수합니다. 각 부처는 한 푼이라도 예산을 더 따내려고 궁리를 하게 되죠. 그럴 때 기준으로 삼을 수 있는 것이 이 지침입니다. 경제 여건과 재정 상황 등을 감안해 내년에는 어떤 기준으로 예산을 짜겠다고 기재부가 가이드라인을 정해주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기재부는 내년 예산안 편성 기준으로 경제 도약, 민생 안정, 미래 투자, 국민 안전 등 4대 분야에 투자를 강화하고 코로나 대응 지출 정상화, 집행 부진 사업 절감을 통한 지출 구조 조정, 재정 추계 내실화, 열린 재정 추진 등 4대 재정 전략을 짜겠다고 밝혔습니다. 나라 곳간을 책임지는 기재부가 마땅히 내려야 할 지침 같지만, 지난 2019~2022년 예산안 편성 지침에서는 달랐습니다. 재정을 투입할 사업을 적극적으로 발굴하라고 독려했죠.

문재인 정부는 지난 2018년에 '2019년 예산안 편성 지침'에 '적극적 재정 운용으로 국민이 체감하는 내 삶의 질 개선'이라는 제목을 달았습니다. 이후 2020년, 2021년, 2022년 편성 지침까지 매년 적극적, 확장적 재정 운용이라는 기조가 이어졌습니다. 한 경제 부처의 간부는 "쓸 돈이 한정돼 있으니 우선순위를 알려주는 게 지침의 취지인데, 최대한 쓸 곳을 찾으라는 지침이 한동안 당황스러웠다"고 하더군요.

그런데 2023년 지침에는 '적극적 재정 기조'라는 표현이 빠졌습니다. 대신 "확고한 경제 도약, 민생 안정 기반 공고화를 위해 필요한 재정의 역할을 수행한다"는 문구가 들어갔습니다. 그래서 관료 사회에서 화제가 되고 있는 겁니다. 재정 당국의 예산안 편성 지침이 본래 취지대로 돌아와 다행입니다. 나랏돈은 써야 할 때는 과감히 써야 하지만, 절대로 허투루 쓰여서는 안 됩니다. 필요한 만큼 돈을 쓰자는 당연한 기조가 앞으로도 이어지길 기대합니다. 기고자 : 정석우 기자
장르 : 고정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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