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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드·생명·화재·증권 등 계열사
통합한 '원 앱' 이르면 4월 출시
가입자 2500만, 토스 제치고 1위
각 회사의 금융 서비스를 한 앱에서 이용할 수 있도록 해 시너지를 극대화한다는 것이 삼성 측의 전략이다. 통합 앱 개발과 동시에 로고 교체까지 검토하는 상황이다. 삼성그룹 관계자는 "디지털 금융의 확산으로 핀테크(금융과 디지털 기술의 결합) 회사의 도전이 거세지고 금융의 개념도 빠르게 변하는 중"이라며 "5대 금융지주, 핀테크 기업들과 경쟁하기 위해 변화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삼성 금융 계열사는 최근 BI를 업그레이드하기 위한 TF(태스크포스)를 만들고 회사 안팎의 의견을 수렴하고 있다고 알려졌다. 삼성 관계자는 "'삼성○○'으로 이뤄진 계열사 이름부터 원점에서 검토하는 수준의 개편 작업을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경쟁력 강화를 위해 지난 수십년 동안 써온 회사 이름까지 바꿀 각오가 돼 있다는 뜻이다.
◇통합 앱 출범 맞춰 "로고·사명 교체도 검토"
삼성 금융 계열사와 거래하는 소비자는 총 2500만명(중복 제외)이다. 국내 금융 앱 1위인 '토스'(2000만명), 1등 인터넷은행 카카오뱅크(1800만명), 최대 금융그룹인 KB금융('스타뱅킹' 앱 기준 1700만명)보다 많다. 이렇게 많은 소비자를 토대로, 계열사 사이에 제대로 된 시너지를 낼 수 있다면 승산이 있다고 삼성 측은 보고 있다.
이를 위한 초석은 통합 앱 '모니모'다. 돈을 뜻하는 '머니(money)'와 더한다는 뜻의 '모어(more)'를 합친 말이다. 삼성카드가 주도해 만들고 있다. 앱 하나에서 보험·카드·증권 서비스를 한꺼번에 쓰면서 그 과정에 사용자가 쌓은 포인트(가칭 '젤리')를 사용할 수 있게 해 삼성만의 금융 생태계를 만들겠다는 계획이다.
이와 동시에 삼성 금융 계열사들은 회사 이름·로고를 포함한 BI 교체를 검토하는 작업을 TF를 만들어 진행 중이다. 그동안 삼성의 금융사들은 삼성전자 등 다른 삼성 계열사와 마찬가지로 타원 안에 삼성의 영문 표기('SAMSUNG')를 한 로고를 써 왔는데 '금융 계열사'라는 팀워크를 강조하기 위한 별도의 로고를 만드는 방안도 검토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 삼성 금융 계열사 관계자는 "삼성이라는 이름에 생명·증권 등 업종을 붙인 회사 이름이 시대에 뒤처진다는 내부 의견이 있어 다양하게 검토하고 있다"고 했다. 모니모 앱의 로고엔 아예 '삼성' 자체를 표시하지 않는 방안을 유력하게 검토 중이다.
◇'삼성 연합군' 시너지 폭발할까?
삼성의 '금융 연합군'과 모니모가 성공할지에 대해선 의견이 엇갈린다. 한 핀테크 회사 CEO는 "삼성이 만들면 뭐가 달라도 다르지 않겠는가"라며 "특히 결제 서비스인 삼성페이와 연결된다면 시장에서 큰 시너지를 낼 수 있을 것 같다"고 했다. 한 금융지주 고위 관계자는 "삼성생명·삼성증권 등의 두꺼운 자산가 고객층과 디지털에 강한 삼성화재·카드 등의 노하우가 결합하면 폭발력 있는 서비스가 나올 가능성도 있다고 본다. 긴장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회의적인 시각도 있다. 여러 금융 계열사 앱을 하나로 합치고 회사 이름만 바꾼다고 해서 이미 '디지털 눈높이'가 높아진 소비자의 수요를 만족시킬 수 있겠느냐는 것이다. 금융지주 계열사 간에도 데이터 공유가 쉽지 않은 현행 규제 탓에 예상만큼 시너지를 내기 어려우리라는 관측도 나온다. 여러 회사에 흩어진 금융 정보를 한데 모아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마이데이터' 서비스가 올해 시작됐지만, 삼성 금융 계열사들은 그마저도 자유롭지 않은 상황이다. 삼성카드 등의 대주주인 삼성생명이 지난 1월 요양병원 암 입원비 미지급 건으로 금융 당국에 기관 경고를 받아 마이데이터를 포함한 신규 사업 허가를 1년 동안 받을 수 없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공룡' 수준으로 거대한 조직과 보수적인 문화를 바꿔야 빅테크와의 경쟁에서 살아남을 수 있다는 의견이 많이 나온다. 삼성 금융 계열사 임직원은 보험 설계사를 제외하고도 약 1만6000명이다. KB금융그룹(약 2만6600명)보다는 적지만 카카오뱅크·토스(각각 약 1000명, 1500명)의 10배가 넘는 인원이다.
[그래픽] 삼성 6개 금융 계열사와 기존 금융권 현황 비교 기고자 : 김신영 기자 김은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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