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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자·직원 122명 침착하게 탈출

충북 청주의 한 산부인과에서 큰불이 나 자칫 대형 참사로 이어질 수 있는 상황에서 의료진과 환자들의 침착한 대응으로 인명 피해가 발생하지 않았다.

충북소방본부에 따르면 29일 오전 10시 9분쯤 청주시 서원구의 한 산부인과 신관(10층) 1층 개방형 주차장에서 원인을 알 수 없는 불이 났다. 불은 건물 외벽을 타고 구관(7층)과 본관(5층), 인근 모텔까지 삽시간에 번졌다. 화재 당시 이 병원 건물 3개 동에는 임산부 23명과 신생아 23명, 일반 환자 6명, 병원 직원 70명 등 모두 122명이 있었다.

창문 밖으로 불길이 치솟는 모습을 목격한 병원 직원들은 가장 먼저 신생아를 대피시켰다. 그리고 임산부와 보호자 등 환자들을 건물 밖으로 유도했다. 이 병원 간호사 A씨는 "불이 난 것을 확인한 의료진은 가장 먼저 아기와 임산부를 건물 밖으로 대피시켰다"며 "혹시 몰라 여기저기 뛰어다니며 남은 환자들을 살폈는데 다행히 남은 환자는 없었다"고 말했다.

또 불이 난 뒤 건물 내 화재경보기가 울리면서 진료를 받기 위해 대기하던 외래 환자들도 침착하게 건물 밖으로 빠져나왔다. 그러는 사이 10시 13분쯤 소방 대원들이 도착해 환자들의 대피를 도왔다. 현장에 출동한 한 소방관은 "화재 현장에 도착했을 때 임산부와 아기 상당수가 건물 밖으로 대피한 상태였다"고 말했다. 한 임산부는 "불이 났다는 얘기를 듣고 아기를 안고 무조건 밖으로 나왔다"고 했다.

충북소방본부 관계자는 "건물 3개 동이 연결돼 있는 복잡한 구조로 자칫 탈출구를 찾지 못해 인명 피해로 이어질 수 있는 위급한 상황이었다"며 "건물 구조를 가장 잘 아는 의료진의 대피 안내가 인명 피해를 막을 수 있던 가장 큰 이유였던 것 같다"고 말했다. 청주서부소방서는 이날 오후 브리핑에서 "부상자는 없고 산부인과 치료가 필요한 임산부와 신생아 45명을 인근 병원으로 옮겼다"고 밝혔다.

소방 당국은 이날 화재 발생 3시간여 만인 오후 1시 18분쯤 불길을 잡았다. 이날 불로 산부인과 건물 3개 동 일부와 인근 모텔 일부가 불에 탔다. 또 병원 주차장과 인근 도로에 세워진 차량 10대가 전소됐다. 기고자 : 청주=신정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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