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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룡운기자

프랑스의 신생 레코드사 「타라(tahra)」. 복각cd의 「새로운 표준」으로 기억할만한 이름이다. 오리지널녹음을 충실히 재현한 푸르트벵글러의 베토벤교향곡 「합창」(54년ㆍ필하모니아), 「영웅」(52년ㆍ베를린필하모닉) cd로 세계음반가에 화제를 뿌린 「타라」의 역사적 명연cd 30종이 국내수입됐다.

영화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에 나오는 지명에서 이름을 딴 「타라」의 설립자는 말러해석가로 이름높았던 지휘자 헤르만 세르헨(1891∼1966)의 딸. 거장들의 연주가운데 지금껏 출반되지 않은 방송녹음을 최상의 음질로 복원한다는 목표로 92년 파리에서 설립됐다. 「타라」가 기존의 복각음반과 다른 점은 sp(78회전)를 단순복각하거나 몇차례 복제를 거쳐 제작된 해적판 복각cd와 달리 유럽의 방송국들이 소장한 오리지널 녹음테이프를 수소문, 이를 1차음원으로 삼는다는 것. 무엇보다 음질이 뛰어나고, 정당한 판권료가 나가므로 음반값도 고가다.

「타라」의 축을 이루는 지휘자는 세르헨, 아벤트로트, 크나퍼츠부쉬, 푸르트벵글러, 요훔. 이 가운데 「타라」의 이름을 널리 알린 cd는 지난해 그라모폰상의 「역사적 명연(히스토릭)」상을 받은 푸르트벵글러의 베토벤 합창교향곡. 푸르트벵글러가 타계 석달전인 54년 8월 루체른음악제서 필하모니아를 지휘한 녹음으로, 슈바르츠코프-카벨티-회플리거-에델만이 독창자로 참여했다.

이곡을 도합 96번 지휘했던 푸르트벵글러의 「백조의 노래」에 다름아닌 이 연주는 「뮤직 앤드 아트」 등 복각cd와 lp로 친숙하지만, 음질만큼은 「타라」반의 「정격복각」과는 비교가 되지 않는다.

푸르트벵글러가 42년 베를린필하모닉과 녹음한 「합창교향곡」도 그의 필하모니아반, 바이로이트반(51년)과 함께 3대명연으로 꼽히는 녹음. 2차대전때 소련으로 흘러나갔다가 89년 독일이 되찾은 오리지널 테이프를 cd로 고스란히 재현했다. 푸르트벵글러의 또 다른 「타라」 cd로는 미발표녹음 「미완성교향곡(슈베르트)」 「슬라브춤곡 3번(드보르자크)」이 그의 불멸의 연주인 베토벤 「영웅교향곡」(52년·베를린필하모닉) 등과 조합돼 4장짜리 40주기 기념반으로 나왔다.

브루크너 1백주기 기념반으로 나온 지휘자 요훔형제의 「브루크너 교향곡전집」(cd 9장)은 또 한사람의 브루크너해석가를 만나보는 화제작. 이 「요훔 대 요훔」 전집은 형 오이겐 요훔의 미발표녹음을 담았을 뿐더러, 동생 게오르그 루트비히 지휘의 브루크너도 국내 처음 소개되는 것으로 사료가치가 높다. 브루크너와 마찬가지로 오르가니스트였던 요훔은 오르간을 닮은 장대한 음향건축물에 다름아닌 브루크너 교향곡에 가장 정통한 지휘자의 한사람. 요훔이 dg-emi전집에 이은 「타라」판 신전집에서 들려주는 「아다지오의 작곡가」 브루크너의 아다지오는 형언할 수 없는 감동으로 다가온다. 형 요훔은 콘서트헤보우와 4-6-7-8번을, 동생 요훔은 린츠 브루크너오케스트라 등과 1-2-3-5-9번을 연주했다.

이밖에도 세르헨의 말러 「3-6-8-10번 교향곡」과 「죽은 아이를 그리는 노래」(알토 소나 체르베나), 드보르자크 「첼로협주곡」(푸르니에), 안체를의 하이든교향곡 등, 고음질-명연의 「타라」의 숲은 울창하다. 02(208)533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