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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총선에서 군의 부재자 투표가 강압 등 부정한 방법으로 치러졌다고 폭로한 이지문중위에 대한 야당 진상조사단과의 면담은 허용돼야 한다. 아울러 민주당측의 주장대로 전군에 외출 외박금지령이 내려진 것이 사실이라면 그에 대한 해명도 있어야 할 것이다.

안기부원들의 흑색 선전물 살포사건 한맥회 사건 과 더불어 이번 선거에서 민자당의 참패를 초래한 3대 요인중 하나로 꼽히는 이 사건의 진상규명이야 말로 군의 위신과 직결돼 있을 뿐아니라,이와 관련해 제기되고 있는 선거무효 소송의 가늠자가 되리란 점에서 그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을 정도다.

국방부는 이미 이 중위의 폭로내용이 사실무근이라고 발표한 바 있으며,그 무근 의 근거로 지난 23일 오후 이 중위가 소속한 부대의 장병들을 상대로 실시한 자체 조사결과를 들었다. 또 국방부는 이 중위의 소속부대 대대장 등 장교 4명이 폭로내용을 대대적으로 보도한 모 일간지 발행인 등을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이같은 국방부의 움직임을 액면 그대로 받아들일 경우 이 중위의 양심선언 은 1백% 가짜가 된다.

그렇다면 군 당국은 아무것도 거리낄 것이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야당 진상조사단과 이 중위와의 면담을 꺼리는 등 실제로는 석연치 않은 태도를 보이고 있다.

그 이유는 무엇인가. 사실무근 허위사실 이라며 공식발표까지 하고서도 진상규명 에는 소극적인 자세로 일관함으로써 이 사건에 대한 일반의 의혹이 더욱 부풀고 있음을 군당국은 명심해야 할 것이다.

우리는 이와관련,구속된 이 중위가 변호인들에게 진술한 내용에 각별히 유념코자 한다. 그는 "수사요원들의 강압에 의해 진술이 번복됐다" "내가 이곳에서 어떤 진술을 하더라도 공선협에서 증언한 내용을 믿어달라"고 말했다는 것이다.

국방부의 진상발표 이후에 있은 이같은 이 중위의 진술내용은 국방부 발표를 다시 뒤엎는 것이어서 우리를 어리둥절하게 만든다. 진실은 하나일 수 밖에 없는데,양측은 정반대의 주장을 하고 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방법은 뻔하다. 이해당사자가 아닌,제3기관으로 하여금 조사단을 구성해 진상을 규명하도록 하는 것이다. 우리가 야당 조사단의 이 중위 면담허용을 촉구하는 것은 그 때문이다. 야당이 조사의 공정성을 기하기 어렵다고 생각될 때는 국회차원의 여-야 공동조사단을 구성해도 좋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