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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분기 연속 역성장… 더 커진 'R의 공포'

미국 경제가 1분기(-1.6%)에 이어 2분기(-0.9%)까지 연속 마이너스 성장을 했다는 발표가 나오면서 세계 경제가 결국 대침체에 빠지는 것이 아니냐는 공포감이 번지고 있다. 앞서 지난 15일 중국의 2분기 성장률이 0.4%에 그쳐 충격을 준 데 이어 글로벌 경기 침체의 가능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세계 경제의 양대 축인 G2(미국과 중국)의 성장세가 크게 꺾이고 위축된 것은 한국 경제에 적신호다. 국제 유가 상승, 우크라이나 전쟁 등으로 인한 글로벌 공급망 정상화 지연 등으로 무역 적자가 커지는 상황에서 미국과 중국의 경기 침체는 상황을 더 악화시킬 수 있다. 미국이 27일(현지 시각) 기준금리를 연 2.25%~2.5%로 높여 한·미 기준금리가 2년 5개월 만에 역전된 것도 불안 심리를 가중시키고 있다. 국내에 들어와 있는 해외 자금들이 이탈할 가능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실물 경제와 금융 시장 모두 위기감이 커졌다.

◇미국 1·2분기 연속 마이너스 성장 충격

미국의 2분기 성장률 발표를 앞두고 골드만삭스는 1%, JP모건은 1.4% 플러스 성장을 할 것으로 내다봤다. 하지만 이런 전망은 크게 빗나갔다. 경제전문방송 CNBC는 "물가 상승에 의해 소비가 타격을 입었고, 기업 재고가 늘어난 게 마이너스 성장의 원인"이라고 분석했다.

문제는 침체 국면에 빠졌다는 게 분명해졌는데도 미국 정부나 연방준비제도(이하 연준)가 경기 부양책을 가동하기 어렵다는 데 있다. 41년 만에 최고치(6월 9.1%)인 물가 상승세를 누르는 것이 더 시급한 과제이기 때문이다. 연준은 인플레이션 해소를 위해 하반기에도 지속적으로 금리를 올릴 것으로 예상된다. 이런 상황이 이어진다면 미국 경제는 하반기에 더 심각한 침체에 봉착할 수도 있다.

이미 국제통화기금(IMF)은 지난 26일 올해 미국 경제성장률을 2.3%로 전망하면서 불과 3개월 전의 예상(3.7%)보다 1.4%포인트나 크게 낮췄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이 "미국 경제가 침체에 빠진 것은 아니다"라고 강조한 지 몇 시간 만에 2분기 성장률이 마이너스로 나왔다는 점에서 연준의 위기 돌파 능력과 신뢰도에도 금이 가고 있다. 코로나 봉쇄령을 오래 유지하는 중국에서도 성장 속도가 눈에 띄게 낮아지고 있다. IMF는 중국의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4.4%(4월)에서 3.3%(7월)로 대폭 끌어내렸다.

G2의 내수 경기가 가라앉으면 우리나라 수출이 위축될 가능성이 커진다. 이미 우리나라 수출은 2분기에 1분기 대비 3.1% 감소했다. 게다가 최근 국내에서는 코로나 바이러스 변이종이 빠른 속도로 퍼지고 있어 소비마저 위축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과거 금리 역전기 모두 자금 유입돼

G2의 성장률이 모두 고꾸라진 가운데 한·미 간 기준금리가 2년 5개월 만에 역전된 것도 불안감을 키우고 있다. 미국의 금리가 더 높으면 외국인 투자자 입장에서는 한국에서 돈을 굴릴 요인이 떨어진다.

이와 관련 한국은행은 과거 미국 금리가 국내 금리를 추월한 세 차례 모두 증권(주식+채권) 자금이 유입됐다고 설명한다. 한은은 과거 사례를 볼 때 이번 금리 역전기에도 자본 유출 가능성이 제한적이라고 말한다. 과거 우리나라에서 해외 자본이 썰물처럼 빠져나간 시기는 금리 역전기가 아니라 2008년 글로벌 금융 위기, 2015년 중국 금융 불안기, 2020년 코로나 위기 등 전 세계적인 충격이 가해진 시기였다. 그러나 과거의 금리 역전기들과 달리 지금은 광범위한 인플레이션에 시달리고 있다는 점을 유의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물가 상승과 달러 강세로 국제 유가를 비롯한 원자재 가격이 높게 유지되고 있어 나라 밖에 지출해야 하는 달러가 많다는 게 부담이다. 하준경 한양대 교수는 "지금은 무역수지가 적자를 기록하고 있어 과거의 금리 역전기와 여건이 다르다"고 말했다.

[그래픽] 한·미 기준금리 추이 / 과거 3차례 한·미 기준금리 역전 시기 기고자 : 손진석 기자 홍준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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