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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자체장 책임 묻는 법 시행뒤 사소한 대책도 찾아 실적 보고

서울에 있는 A 소방서는 최근 중대재해처벌법 시행 이후 식당 조리실에 보조 싱크대를 설치했다. 원래 쓰던 싱크대와 식기세척기 사이 간격이 넓어 설거지를 할 때 허리나 어깨를 다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A 소방서는 또 '조리대 모서리 부분이 날카로워 부상 위험이 있다'며 쿠션 보호대를 설치하고 이 두 가지를 '중대 재해 예방 유해·위험 요소 발굴 및 조치' 성과라고 서울시에 보고했다. 서울시 소방재난본부 관계자는 28일 "중대재해법이 시행되면서 재해 예방을 위해 선제 조치한 내용을 올해 '소방서 성과 평가'에 반영하기로 해 보고를 받고 있다"고 했다.

올해 1월 27일 시행된 중대재해법은 안전·보건 조치 의무를 위반해 인명 피해를 발생하게 한 사업주나 경영 책임자를 처벌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산업재해로 사망자가 1명 이상 발생했을 경우 1년 이상 징역 또는 10억원 이하 벌금, 동일한 사고로 6개월 이상 치료가 필요한 부상자가 2명 이상 발생했을 경우 7년 이하 징역 또는 1억원 이하 벌금에 처할 수 있도록 했다. 공공시설에서 중대 재해가 발생할 경우 지자체장에게도 책임을 물을 수 있다. 이 때문에 공공 기관에서 중대 재해 발생을 막으려 아주 사소한 것까지도 예방 조치를 취하고 있는 것이다.

서울시의 한 산하 기관은 중대 재해 감소 대책 중 하나로 '여닫이문에 부딪힐 수 있어 당기시오·미시오 표지를 부착했다'고 보고했다. 또 '식당 입구 종이 상자에 미끄러질 위험이 있어 종이 상자를 치우고 미끄럼 방지 매트를 설치했다' '체력단련실에 운동기구가 바닥에 방치돼 있어 수시로 정리 정돈을 하기로 했다'는 등의 내용도 포함됐다. 또 한 119안전센터는 '구내식당에서 설거지 중 깨진 컵에 베일 수 있어 고무장갑을 착용하도록 했다'고 보고했다. B 소방서에서는 '1층 포토존이 대리석 바닥이라 미끄러지거나 넘어질 위험이 있어 안전 표지판을 설치했다'는 내용을 담았다.

서울시 도시기반시설본부가 관리하는 공사장에서는 사고 예방을 위해 인부들에게 작업 중 휴대전화를 사용하지 말 것을 강조하고 있다. 시에 따르면, 지난달 9일부터 이달 중순까지 공사장에서 휴대전화를 사용하지 못하도록 하는 내용의 '휴대전화 금지 교육'을 총 3346명에게 358번 시행했다. 일부 공사장에서는 작업 중에 아예 휴대전화를 수거해 별도로 보관했다. 기고자 : 김윤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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