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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이크아웃은 영업시간 제한 없어

지난 27일 오전 1시쯤, 서울 마포구 홍익대 인근의 한 골목은 음악 소리로 가득했다. 골목 안쪽에 있는 술집 간판 불빛이 사방에 퍼져 눈이 부셨다. 술집 앞 주차장에는 100명이 넘는 사람들이 음악에 맞춰 몸을 흔들면서 왁자지껄 얘기를 나누고 있었다. 마스크를 아예 벗거나 턱에 걸친 사람들은 술이 담긴 플라스틱 컵을 들고 있었다. 현행 방역 수칙상 식당과 술집은 오후 11시까지밖에 영업할 수 없다. 하지만 이 술집은 가게 안에는 손님을 받지 않는 대신 '테이크아웃' 형식으로 술을 팔고 있었다. 배달과 테이크아웃 판매는 영업시간 제한을 받지 않는다는 점을 노려 가게 밖에서 영업하고 있는 셈이다.

당시 이 술집은 가게 앞에 테이블을 설치해 7000원짜리 맥주부터 8000원짜리 칵테일, 15만9000원짜리 양주 등을 팔고 있었다. 술을 사려고 줄 선 사람만 50명이 넘었다. 바로 인근의 다른 술집 역시 같은 방식으로 술을 팔고 있었다. 인근 편의점에서 사 온 과자나 피자 가게 등에서 포장해 온 음식을 안주로 먹는 손님도 보였다. 인근 원룸 빌라 계단이나 도로 앞에 설치된 화분 등에 걸터앉은 채 대화하며 술 마시는 사람들로 주변이 북적였다.

서울 마포구에 사는 오모(25)씨는 "친구들과 놀러 왔다가 택시도 안 잡히고 집에 가기 아쉬워 편의점에서 캔맥주를 사서 먹으려던 차에 테이크아웃으로 술을 파는 가게들을 발견했다"며 "11시 제한 때문에 항상 아쉬웠는데 이렇게 자유롭게 술을 더 마실 수 있을 줄 몰랐다"고 했다. 러시아에서 온 A(23)씨는 "원래 편의점에서 술을 사서 홍대 놀이터 근처에서 많이 즐겼는데, 이제는 테이크아웃 술집 앞에 모여서 자리를 가진다"며 "여기라고 특별히 감염 위험이 더 크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했다.

테이크아웃으로 술을 파는 가게들은 "오후 11시면 한창 장사해야 할 시간인데 문을 닫으라고 하니, 망하지 않으려면 이렇게라도 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한 술집 주인은 "규제에 문제되지 않는 선에서 합법적으로 테이크아웃을 했고 손님들이 자발적으로 온 것일 뿐"이라며 "이렇게라도 안 하면 월세를 감당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했다.

이 일대에선 이런 영업 방식이 방역 수칙을 우회하는 편법이라는 지적이 잇따라 나오고 있다. 하지만 마포구청 홍보과는 "방역 수칙 위반으로 단속할 법적 근거는 없다"고 주장했다. 현재 기준에 따라 9인 이상 사적 모임은 단속 대상이지만, 가게 앞 같은 거리에 모여 있을 경우 9인 이상 모임인지 특정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기고자 : 김광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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