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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 상춘재서 회동… 과거 인연 이야기도

문재인 대통령과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은 28일 청와대에서 만나 저녁 식사를 하며 세 시간 가까이 대화를 이어갔다. 문 대통령은 가장 먼저 윤 당선인에게 당선을 축하하며 "정당 간에 경쟁할 수는 있어도 대통령 간에 성공 기원은 인지상정"이라고 말했다. 윤 당선인도 "감사하다"며 "국정은 축적의 산물이다. 잘된 정책은 계승하고 미진한 정책은 개선해 나가겠다"고 했다. 윤 당선인은 문 대통령에게 "많이 도와달라"고 했고, 문 대통령은 "저의 경험을 활용해 달라. 돕겠다"고 답했다. 특히 코로나 이야기를 주고받으면서 서로 돕자는 말을 많이 한 것으로 알려졌다. 문 대통령은 만찬이 끝난 뒤 윤 당선인에게 미리 준비한 넥타이를 선물하면서도 "꼭 성공하길 빈다. 도울 게 있으면 언제든 연락 달라"고 했고, 윤 당선인은 "건강하시길 빈다"고 했다.

만찬에 배석한 장제원 당선인 비서실장은 회동 직후 브리핑에서 "문 대통령과 윤 당선인이 인사를 나눈 뒤 2시간 36분 동안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 흉금을 터놓고 얘기를 나눴다"며 "과거 인연을 주제로 반주 한두 잔을 했다"고 전했다. 이날 양측은 합의문 발표는 하지 않았고 장 비서실장이 혼자 회동 이야기를 전달했다.

장 비서실장은 "두 분이 서로 존중하시는 느낌이었다. 국민 걱정을 덜어드리기 위해서 현 정권과 차기 정부의 정권의 인수인계를 정말 원활하게 잘해야겠다는 의지가 있는 듯했다"며 "갈등 같은 건 오늘 찾아볼 수 없을 정도로 서로 존중하는 가운데서 대화를 나눴다"고 했다. 문 대통령과 윤 당선인은 따로 배석자 없이 대화를 나누지는 않았다고 했다.

문 대통령과 윤 당선인은 각자 키우고 있는 반려견 이름이 '토리'로 같다는 점 등을 언급하기도 했다. 다만 양측은 문 대통령과 윤 당선인이 과거 인연과 관련한 어떤 이야기를 주고받았는지에 대한 구체적인 설명은 하지 않았다. 장 비서실장은 "(서로) 아쉬움에 대한 이야기는 없었고, 과거 인연이 두 분이 많으시지 않으냐. 그런 얘기를 하면서 두 분의 의견 차이는 제가 느끼지 못했다"고 했다. 윤 당선인이 지휘했던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수사와 관련한 얘기가 나왔느냐는 질문에는 "전혀 하지 않았다"고 했다.

현 정권 초기 문 대통령과 윤 당선인의 관계는 각별했지만 오래가지는 못했다. 문 대통령은 첫 검찰 인사에서 윤 당선인을 검사장으로 승진시켜 서울중앙지검장에 임명했고, 2019년 7월엔 윤 당선인을 검찰총장에 임명했다. 문 대통령은 "우리 윤 총장님"이라고 불렀다. 그러나 윤 당선인이 검찰총장에 임명된 지 한 달 만에 '조국 사태'를 계기로 둘의 악연이 시작됐다. 여권의 사퇴 압박을 받았던 윤 당선인은 작년 6월 대선 출마 선언 후 정계 입문 9개월 만에 대선에서 승리하면서 상하 관계에서 전임자와 후임자 신분으로 입장이 극적으로 바뀌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윤 당선인을 직접 맞았다. 저녁 장소인 상춘재까지 걸어가면서 윤 당선인에게 청와대 이곳저곳을 설명하기도 했다. 녹지원을 지나며 "여기가 우리 최고의 정원이고 여기 넘어서는 헬기장"이라고 했다. 상춘재 앞에 서서는 "저기 매화꽃이 폈다"면서 '상춘(常春)'의 뜻을 풀이하며 "항상 봄과 같이 국민이 편안하기를 바라는 그런 마음"이라고 했다. 문 대통령은 "청와대에 이런 전통 한옥 건물이 없기 때문에 여러모로 상징적인 건물"이라며 "좋은 마당도 어우러져 있어서 여러 가지 행사에 사용하고 있다"고 했다. 윤 당선인은 "아름답다"거나 "네"라며 짧게 답했다. 기고자 : 김아진 기자 김승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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