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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탈리아 대통령을 뽑는 투표가 27일(현지 시각)까지 모두 4차례 실시됐지만 대통령 당선자는 나오지 않았다. 28일 다섯 번째 투표가 실시될 예정이지만 당선자가 나올지 알 수 없는 상황이다. 이탈리아 대통령 선출은 전 세계에서 가장 독특한 방식으로 이뤄진다. 세르조 마타렐라 현 대통령도 4차례 투표 끝에 당선됐다. 1971년에는 23차례까지 투표가 이어진 적도 있다.

―어떤 방식으로 뽑나.

연방 상원과 하원 의원, 지역 대표 등 총 1009명의 선거인단이 투표를 해 선출하는 간접선거 방식이다. 선거인단의 3분의 2 이상 표를 받으면 당선되는데 당선자가 없으면 재투표한다. 4차 투표부터는 과반 득표자가 당선된다. 가장 큰 특징은 입후보자가 따로 없다는 것이다. 선거인단이 대통령감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을 아무나 적어낸다. 이론상 50세 이상 이탈리아 국민은 누구나 대통령이 될 수 있다. 디자이너 잔니 베르사체의 형 산토 베르사체나 배우 소피아 로렌 등의 이름이 등장하기도 한다. 이번에 가장 큰 관심을 끈 인물은 마리오 드라기 현 총리다. 의회와 일반 국민 사이에 인기가 높지만 그가 총리에서 물러날 경우 새 총선이 실시될 수 있다는 점 때문에 주요 정당들이 부담스러워하고 있다.

―이번 선거는 왜 이렇게 길어지나?

보통 각 정당은 투표 전 물밑 협상을 해 후보를 좁힌다. 현재 이탈리아 의회는 과반을 점한 정당이 없다. 합종연횡이 치열할 수밖에 없다. 주요 정당들은 이번 대선 직전까지 후보를 좁히는 데 실패했다. 4차 투표까지 결렬되자 각 정당이 정치권 밖 인물을 추대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대통령 권한은?

이탈리아는 의원내각제이기 때문에 우리나라처럼 큰 권한을 갖고 있지는 않다. 하지만 대외적으로 이탈리아를 대표하고 법률 공포와 거부, 사면 및 감형 등 권한이 있다. 전쟁 등 비상 정국에서는 의회를 해산하거나 차기 총리 후보자를 지명하는 권한도 있다. 임기는 7년이다.

―왜 이렇게 복잡한 선거 제도를 택했을까?

주요 정당 의원들이 합의해 선출하므로 정치권이 화합해 많은 지지를 받는 대표를 뽑는다는 의미가 있다. 또 의원들이 뽑기 때문에 대통령과 의회의 대립도 줄일 수 있다. 대통령이 소속 정당이 없는 경우도 많아 의회와 독립적으로 일할 수 있다는 것도 장점이다. 기고자 : 최아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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