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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선영화 KBS 1TV '레슬러' 오후 2시 15분

전직 레슬링 선수 귀보(유해진)는 아들 성웅(김민재)이 올림픽에서 금메달 따는 게 소원인 '아들 바보' 아빠. 체육관에서 다이어트 댄스를 가르치고, 한 푼이라도 아껴 더 좋은 고기를 사다가 아들을 먹이고 싶다. 그런데 아들과 알콩달콩하던 집주인 딸 가영(이성경), 엄마(나문희) 등쌀에 만난 소개팅녀 도나(황우슬혜)까지 갑자기 엉뚱한 고백을 하며 달려든다. 설상가상 아들이 레슬링을 거부하기 시작했다.

붉은 테두리의 노란 원, 지름은 단 9m. 딱 두 명의 인간이 온몸을 맞대고, 온 마음과 힘을 다해 맞선다. 레슬링은 인간의 여러 측면을 드러낸다. 그 점에 천착한 좋은 영화도 많다. 왕년의 섹시 스타 미키 루크가 망가진 얼굴로 주연한 '더 레슬러'(2009)는 인생에 대한 묵직한 은유로 베네치아영화제 황금사자상을 거머쥐었다. '에반 올마이티'의 희극 배우로만 알려졌던 스티브 카렐은 미국 레슬링 대표팀 이야기를 다룬 '폭스 캐처'(2014)에서 부재했던 '아버지'가 되려다 탈선하는 억만장자를 연기해 각광받았다.

이 영화는 완전 딴판. 제목만 '레슬러', 레슬링은 그냥 웃기기 위한 소재다. 몸 개그는 억지스럽고, 부적절한 성적 농담과 표현이 잦으며, 이야기는 허술하다. 아빠와 아들이 레슬링으로 화해하는 결말은 갑작스럽지만 그나마 감동적이다. 기고자 : 이태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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