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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금교섭철에 들어서면서 임금인상 논쟁의 열기가 달아오르고 있다. 노총은 23일의 노사대책 회의에서 총액임금제 적용사업장의 임금교섭 전면중단이라는 강경입장을 정했다.

전노협과 정부공공기관 노조,현대중공업,대우조선 서울지하철노조 등도 27일 총액임금제 저지 공동투쟁을 펴나가겠다는 결의를 밝혔다. 전노협측은 오는 4월10일 총액임금 적용대상 노조들의 대표자회의를 열어 강도높은 대응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이에대해 노동부는 내달초부터 최병렬장관과 정동우차관 등이 직접 나서 전국을 돌며 총액임금제의 당위성을 홍보하겠다는 계획이다.

논쟁의 핵심인 총액임금제는 기업들의 임금체계가 워낙 복잡하고 기본급의 비중이 낮아 효율적인 임금관리가 불가능하다는 데서 그 논리가 출발한다. 특히 정부에서는 대기업들이 각종 수당신설 등의 방법으로 임금을 편법 인상해온 점을 주목하고 있다.

90년과 91년에 보고된 기업들의 타결임금 인상률은 9.0%와 10.5%였으나 실제 인상률은 17~18%였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대기업들과 중소기업의 임금격차가 해마다 확대되어 왔다는 판단아래 총액임금 개념을 도입 함으로써 그같은 편법인상을 봉쇄하자는 취지이다.

문제는 현실에의 적용과정에서 발생하고 있다. 금년에 최초로 시도되는 제도인만큼 기업들의 임금구조에 대한 자료를 정부가 확보하고 있지 못하기 때문이다. 정부는 따라서 종업원규모 등 외형적인 변수만으로 적용사업장을 선정할 수밖에 없었다.

이로해서 섬유-전자-신발 등 노동집약적인 업종의 기업군중 상당수가 총액임금제 대상업체로 묶이는 결과가 나왔다.

그러나 이들 업종은 저임금 근로자들이 밀집해있는 분야여서 고임금 업종만 인상률을 규제하고 저임금 업종은 자율교섭에 맡기겠다는 당초의 취지가 퇴색할 수밖에 없게 됐다. 노조들의 비판도 여기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전노협 등에서 낸 자료에 따르면 저임금 업종의 대명사 인 신발-고무-전기업종의 43.3~58.5%가 총액임금 5%내 인상 의 규제대상이다. 한걸음 더 나아가서 "평균임금이 1백4만원인 공무원들의 급여는 16.2%나 올려놓고 75만4천원선인 민간 대기업은 5%로 묶겠다는 건 형평에 맞지 않는다"며 아픈 부분을 찌르고 있다. 공무원들의 급여중 기본급비중은 40%선에 불과하며,이는 정부 스스로가 편법적인 임금인상을 해왔기 때문이라는 주장이다.

노동부는 이에대해 탄력적인 운영 으로 총액임금제의 일부 허점들을 보완해 나가겠다고 밝히고 있다. 또 공무원의 경우 작년말 기준임금은 아직 1백만원을 넘어서지 않았다는 해명도 곁들이고 있다. 노동부측은 또 5%내 억제 시책에 따라 발생하는 기업의 초과이윤은 성과급 상여금과 복지후생비,사내복지기금,주식배당 등 형태로 근로자에게 되돌려주도록 촉구할 방침이다.

하지만 총액임금제가 갖는 현실적용에 있어서의 여러 허점들은 앞으로도 노조들의 공세를 계속 불러일으킬 전망이다. 지향과 이해관계를 달리하는 노조와 노조단체들이 총액임금 저지 를 위해 결집하는 양상을 보이고 있는 것도 주목된다. 27일의 전노협주도 기자회견에는 현대중공업과 대우조선 등 대기업 노조대표들이 가세했다.

25일 경기도 부천에서 있은 임투 전진대회 에는 노총대표와 전노협대표가 자리를 함께 했다. 영세사업장들이 주축인 전노협이,그들의 직접적인 이해관계와는 아무래도 거리가 있다고 봐야 하는 총액임금제의 공략을 놓고 연대투쟁 의 형태를 갖춰가고 있는 것이다. <한삼희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