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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합의서의 화해부문 이행을 협의하기 위한 27일의 정치분과위 2차회의도 기본입장 차이로 한발짝도 진전되지 못했다.

남북합의서 발효후 남북한은 교류분과위,군사분과위 등을 잇달아 열었으나 설전만 되풀이하고 구체적인 실천사항을 합의하지 못했으며 이날 정치분과위 회의도 비생산성 을 나타낸 것은 양측 의견이 평행선을 달리기 때문이다.

이들 3개분과위에서 우리측은 건별합의,단계적 실천 을 제시했으나 북측은 일괄합의 동시실천 을 계속 고집하고 있다.

북한이 이처럼 우리와 상반된 입장을 보이고 있는 것은 남북합의서 전문에 명시된 7 4공동성명의 조국통일 3대원칙 재확인 에 대한 해석을 우리와 달리하고 있으며,이에 따른 전략적 필요에 의해 일괄합의 동시실천 을 주장하는데 근인이 있다. 자주-평화-민족대단결 등 조국통일 3대원칙을 두고 우리측은 자주를 민족자결 정신과 당사자 해결원칙으로,평화를 쌍방간의 신뢰구축으로,민족대단결을 민주주의 확대를 통한 민족의 인권보장으로 파악하고 있다.

이에 따라 화해문제의 경우 우리측은 상대방 체제 및 법질서 존중 통일문제의 책임당국자간 해결 상호대결자세 포기 쌍방의 인권상황 조사-개선 등의 방법론을 견지하며 이들 문제를 단계적으로 해결하자는 방침이다.

이에 반해 북측은 자주의 경우 민족주체적 힘으로 외세의 지배와 간섭을 끝장내는 것 으로 해석,주한미군철수 및 한-미 합동군사훈련 전면중단을 자주의 최우선 목표로 내세운다.

또 평화는 외세가 없는 평화로,민족대단결은 민족화합에 저촉되는 정치적-법률적 장애제거로 풀이,국가보안법폐지 방북인사석방의 연결고리로 삼고 있다.

북한이 정치분과위 1차회의에서 제출한 부속합의서 초안이 상대방을 부정하는 장치제거 외세의 내정간섭 불가담 민족적 단합과 이익에 배치되는 모든 조약-협정 개폐 상대방 찬양,언론 출판 사상 자유보장 등을 제시한 것을 봐도 북한의 내심을 짚을 수 있다.

북측이 각 분과위 부속합의서를 한꺼번에 타결한 뒤 이를 실천하기 위한 각각의 공동위를 만들자고 주장하는 것도 우리측 주장대로 조항별로 합의서를 만들 경우 자신들이 숨겨두고 있는 통일전선 전략 의도에 대해 남측의 동의를 쉽게 받아낼 수 없다는 판단에 뿌리를 두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백남준 북측위원장은 정치분과위 1차회의에서 포괄적인 단일부속합의서 채택이 전제되지 않으면 남측이 가장 관심을 보이고 있는 남북연락사무소 문제도 논의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보였다.

따라서 앞으로 통일 3대원칙에 대한 남북간의 해석이 조정되지 않는한 정치분과위는 물론 군사-교류분과위도 계속 공전될 공산이 크다. <설완식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