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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산 돌미역·듬부기·피문어

국물이 진하게 우러나 '사골 미역', 임산부가 많이 먹어 '산모 미역'이라 불리는 '자연산 미역'은 양식(養殖)과는 완전히 다르다. 자연산 미역은 바닷가 갯바위·절벽에 붙어 거친 환경에서 자생한다. 썰물 때는 물 밖으로 드러났다가 밀물 때 잠기기를 반복하기 때문에 성장이 더디다. 하지만, 그 덕에 미역국을 반복해 데워도 미역이 풀어지지 않는다. 국물도 진하고 구수한 맛이 일품이다. 가격이 비싸도 미식가들이 찾는 이유다.

전남 진도군 맹골수도 부근 서거차도·독거도 같이 물살이 세고 먼 바다 섬에서 나는 돌미역 품질은 특히 우수하다. 흔히 이것을 명품 '진도각(미역)'이라 부른다. 서거차도 자연산 돌미역은 특품 1장 가격이 8만원이다. 미역 30~40개체를 붙여 말리며 ▲길이 약 90㎝ ▲폭 25~27㎝ ▲무게 320g 이상이다. 가지런히 붙이지 않고 그냥 헤쳐 말린 것도 있다.

◇양식이 불가능한 진귀한 듬부기

듬부기는 청정해역 중에서도 일부 지역 갯바위에서만 자생하는 모자반과(科) 해조류이다. 양식이 불가능하다. 생산량도 매우 적어 건어물 취급 상인들조차 잘 모를 만큼 귀한 식재료이다. 듬부기는 소고깃국·갈비탕을 끓일 때 넣는데, 듬부기소갈비탕은 진도에 가면 꼭 먹어야 하는 별미(別味)로 꼽힌다. 당뇨·고혈압 예방과 치료에 도움을 주는 알긴산(alginic acid)을 다량 함유하고 있다.

◇단백질이 풍부한 '보약' 피문어

동해의 대문어는 크지만 수분이 많아 건조하면 거의 가죽만 남는다. 반면, 남해에서 전복·소라 등을 먹고 자라는 돌문어는 작지만 육질이 단단해 말려도 살집이 넉넉하다. 돌문어를 햇볕과 바닷바람에 말려 불그스레해진 것이 피문어이며, 약문어라고도 부른다. 피문어는 단백질이 풍부하며 니아신(niacin)·타우린(taurine) 성분을 많이 함유했다.

피문어는 일반적으로 대추를 넣고 달여 그 물을 마신다. 이 물에 찹쌀을 넣어 죽을 쑤기도 한다. ▲노인 건강과 허약 체질을 강화할 때는 당귀를 넣어도 좋다. ▲조그맣게 잘라 씹어 먹으면 당뇨로 인한 허기나 심심한 입을 달래는 데도 안성맞춤이다.

[표] 자연산 돌미역·듬부기·피문어

기고자 : 정리=문미영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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