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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주부터 심의 돌입

고용노동부 산하 최저임금 심의·의결기구인 최저임금위원회(최임위)는 다음 달 5일 운영위원회를 시작으로 2023년 최저임금 인상률 심의에 돌입한다. 본격적인 토론이 진행될 전원회의도 같은 날 열릴 예정이다. 윤석열 당선인이 대선 과정에서 여러 차례 현 정부의 최저임금 인상 기조를 비판해온 만큼, 최저임금 산정 기준과 적용 방식에 변화가 있을 것이라고 중소기업계와 소상공인 업계가 전망하고 있다. 중소기업·소상공인이 요구하는 업종별·규모별 차등 적용 제도가 반영될지가 핵심 쟁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중기·소상공인 "차등 적용제 도입해야"

중소기업계는 이번 최임위에서 크게 두 가지 주장을 펼칠 것으로 알려졌다. '최저임금 결정 시 경제 상황과 기업의 지불 능력을 반영해야 한다'는 것과 '업종별 차등 적용을 통해 중소기업의 숨통을 틔워 줘야 한다'는 것이다. 두 사안 모두 법 개정 사안이 아니기 때문에 최임위 내부 합의만 있으면 시행이 가능하다. 중소기업중앙회 관계자는 "윤 당선인이 제도 개선에 의지를 보이고 있기 때문에 1988년에도 시행된 적이 있었던 업종별 차등 적용은 충분히 시행할 수 있다고 본다"고 했다.

영세한 소상공인 업계에선 '규모별 차등 적용'에 방점을 찍고 있다. 영세 소상공인이 많은 5인 미만 사업장에는 최저임금 인상률을 낮게 적용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오세희 소상공인연합회장은 "사업주의 임금 지불 부담을 줄이되, 부족한 임금은 국가에서 복지 차원에서 보전해주면 사업주와 근로자 모두 상생이 가능하다"고 했다. 업종별 차등 적용에는 일부 회의적 시각이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예컨대 규모가 큰 호텔과 동네 숙박 업소를 어떻게 하나의 숙박업으로 묶을 수 있느냐는 것이다.

◇물가급등, 코로나 위기 등 '변수'

최임위에서 중소기업·소상공인은 제도 개선과 함께 2023년 최저임금 동결을 주장할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급등하는 물가가 핵심 변수로 꼽힌다. 2월 소비자 물가가 전년 대비 3.7%나 치솟은 데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여파로 인한 원자재 가격 급등으로 앞으로도 물가는 고공 행진을 이어갈 전망이다. 중기중앙회 관계자는 "최저임금은 물가상승률과 경제성장률을 기본으로 산정하게 되는데, 물가상승률 폭이 너무 커서 무조건 동결을 주장하기에는 어려움이 있다"며 "노동계는 물가 상승을 주요 근거로 삼아 최저임금 대폭 인상을 주장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했다. 반대로 코로나 팬데믹이 지속되고 있는 점은 최저임금 인상률을 낮추는 변수가 될 수 있다. 소상공인연합회 관계자는 "코로나에 물가 상승까지 겹쳐 소상공인 고통이 큰데, 여기에 최저임금까지 올리면 소상공인은 더 이상 버틸 수가 없다"고 했다.

하지만 차등 적용제 자체에 대한 비판도 있다. 업종별로 최저임금 인상률을 달리할 경우 '저임금 업종'을 낙인찍는 부작용이 발생한다는 것이다. 실제 이런 이유로 업종별 차등 적용은 여러 차례 도입이 불발됐다. 규모별 차등 적용에 대해서도 "영세 사업장 근로자를 차별하는 것으로 근로자를 위한 최저임금의 취지와 맞지 않는다"는 반론이 제기된다.

최임위 구성도 중소기업계나 소상공인에게는 불리하다. 최임위에선 사용자·근로자위원들이 팽팽히 맞서는 가운데 정부가 임명하는 공익위원이 '캐스팅 보터' 역할을 해왔는데, 현 공익위원 대부분이 문재인 정권에서 임명된 인사들이다. 정부 관계자는 "새 정권 출범 이후 공익위원 구성이 바뀔 가능성에 대해서도 노사 모두 주목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래픽] 최근 5년간 최저임금 시급 및 전년 대비 인상률 기고자 : 최연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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