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종이신문보기

암행감찰로 인해 생겨난 허위 소문에 시달리다 우울증을 앓고 극단적 선택을 한 소방관에 대해 법원이 공무상 재해를 인정했다. 27일 서울행정법원 행정3부(재판장 유환우)는 숨진 소방공무원 A씨의 유가족이 "순직유족급여를 지급하지 않은 처분을 취소해달라"며 인사혁신처장을 상대로 낸 소송에서 원고 승소 판결했다고 밝혔다.

서울 한 소방서의 팀장이었던 A씨는 2018년 10월쯤 동료들로부터 자신과 관련된 소문을 듣게 됐다. 당시 소방재난본부로부터 암행감찰을 받고 있던 다른 소방서 소속 직원 B씨와 부적절한 관계를 맺고 있다는 이야기가 떠돈다는 것이었다. 알고 보니 B씨가 암행감찰을 받던 중인 그해 9월 두 사람은 회식 자리를 같이했는데, 이 회식도 감찰 대상에 오르면서 이런 소문이 돈 것이다. 이후 스트레스로 우울 증상을 호소하던 A씨는 이듬해 3월 불안장애 등의 진단을 받았고, 그달 자택에서 극단적 선택을 해 숨졌다.

A씨 유가족은 '공무상 사망'을 주장하며 순직유족급여 지급을 청구했으나, 인사혁신처는 A씨 사망은 공무와 인과관계가 없다고 판단해 지급을 거부했다.

유가족은 이에 불복해 소송을 제기했고 법원은 순직으로 봐야 한다며 유족 손을 들어줬다. 재판부는 "새로운 업무에 적응하는 데 어려움을 겪던 고인(A씨)은 이 사건 감찰 및 그 이후의 직장 내 소문으로 인해 모멸감 등 정신적 스트레스로 우울 증상이 발생했다"며 "스트레스가 공무와 무관하다고 단정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 기고자 : 류재민 기자
본문자수 : 743
표/그림/사진 유무 : 없음
웹편집 :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