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原乳 구입가 정하는 낙농진흥회
정부가 공공기관 지정하려 하자
낙농업계 ＂우유 납품 중단하겠다＂

정부가 원유(原乳) 가격 결정권을 쥔 낙농진흥회를 공공기관으로 지정하는 방안을 추진하자, 낙농 업계가 '우유 납품을 중단하겠다'며 대립하고 있다. 정부와 낙농 업계의 해묵은 갈등이 해결되지 않은 채 '우유 대전'으로 비화됐다는 말까지 나온다.

원유 생산자 단체인 한국낙농육우협회는 "'우유 납품 거부 투쟁'을 벌이기로 했다"고 27일 밝혔다. '낙농진흥회를 공공기관으로 지정해 정부가 원유 가격을 직접 결정하는 것은 가격 통제'라는 것이다. 협회 측은 "우유 납품을 중단하고, 정부와 유업체를 상대로 소송을 검토하겠다"고 했다.

낙농 업계가 투쟁이라는 '초강수'를 둔 것은 기획재정부가 28일 공공기관운영위원회를 열어 낙농진흥회의 공공기관 지정 방안을 논의하기로 했기 때문이다. 공공기관 운영에 관한 법률에 따르면 정부 지원액이 총 수입액의 2분의 1을 초과하는 기관은 공공기관으로 지정할 수 있다. 낙농진흥회는 수입의 약 89%를 정부로부터 지원받고 있다.

정부가 낙농진흥회를 공공기관화하려는 가장 큰 이유는 현재 원유 가격 결정 체계가 잘못돼 있다는 판단에서다. 현재 우유 값은 수요·공급이 아닌 생산비를 기준으로 정해진다. 정부는 2000년대부터 꾸준히 우유 수요가 주는데도 생산비 등 공급 측면의 가격 인상 요인만 반영하는 생산비 연동 체제가 '가격 왜곡'을 일으킨다고 보고 있다. 낙농진흥회가 지난해 8월 원유 값을 리터당 926원에서 947원으로, 21원(2.3%) 올리자 우유 가격도 덩달아 줄줄이 올랐다. 400원대인 미국·유럽 원유 값의 2배 이상이다.

정부는 지난해 8월 낙농진흥회 이사회를 소집해 원유 값 결정 체계를 개편하려 했지만, 생산자 측 불참으로 이사회를 열지 못했다. 이에 농식품부는 낙농진흥회를 공공기관으로 지정해 생산자 단체의 영향력을 줄이는 안을 추진하는 상황이다. 낙농진흥회 이사회는 낙농진흥회장과 정부 측 1인, 생산자 단체 7인, 유가공 협회 4인, 전문가 1인, 소비자 대표 1인 등 총 15명으로 구성된다. 3분의 2가 출석하지 않으면 이사회가 열리지 않아 논의 자체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 기고자 : 황지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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