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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신 다양한 14대 14대 총선이 막을 내렸다. 5월말이나 6월초쯤 새 국회가 원을 구성하게 되면,우리는 본격적인 제2막의 전개를 보게 된다.

그 2막의 무대는 이번에 배출해 낸 면면이 말해주듯 대단히 컬러플할 것이다. 유신이전인 3공 출신의 신인 을 비롯,4-5-6공 인사까지 망라된 출연진은 그 어느때보다도 다채로우며,탤런트에 코미디언출신까지 가세, 화려한 연기를 보여줄 것이다.

더욱이 의정사상 처음인 재벌총수출신 당수겸 의원으로부터 빈민운동가,재야투사출신 선량까지 망라돼 있는 점을 염두에 둬 보면 14대 국회는 정말 볼만한 무대가 될 것이라 하지않을 수 없다.

민의의 전당인 국회가 이처럼 시대와 출신을 망라한 재재다사 들로 가득 채워진다는건 대단히 긍정적인 측면을 지닌다 해야겠다. 그들 각자가 의원 본연의 임무에 충실해야 한다는 점이 대전제임은 물론이다.

공과 사의 구별없는 각개 약진은 자칫 무대를 난장판으로 만들 수 있기 때문이다. 총선이 낳은 이같은 상황을 놓고,새로운 3당체제하의 민자당만은 대단히 우울해하는 모습이다.

무소속당선자 일부를 서둘러 영입키로 함으로써 여소야대의 곤경에서 금방 벗어나게는 됐지만,총선참패의 충격이 워낙 큰데다 3당체제 자체가 영 마음에 들지 않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누구를 원망할수도 없는 일이고,"이번 표의 심판을 겸허히 받아들인다" "자성한다"는 말밖에 할 수 없는 처지다. 자연 이같은 울화 는 내부로 뻗칠 수 밖에 없다.

참패원인 깨달아야

이 총선개표가 끝나기도 무섭게 민자당은 네탓 내탓 싸움에 몰입해 들어가고 있다. 정부책임이냐,당책임이냐,당책임이라면 누가 더 하냐,다같이 죽자,말자 등으로 시끌시끌한 것이다.

총선 패배책임의 정확한 소재나 그 경중 등은 여권 스스로 어떻게 귀결시켜 나갈지 좀더 지켜볼 밖에 없는 일이다. 그러나 딱한 일은 여권이나 민자당 수뇌부의 대부분 인사들이 여전히 스스로를 기만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총선직후 일련의 여론조사 결과는 민자당 참패의 원인으로 집권세력의 민생-경제정책 실패 를 으뜸으로 지적하고 있다. 지난 몇년간의 실정 이 무슨 의미를 함축하고 있는지 자명한 것임에도 이를 애써 외면한채,엉뚱한 짓거리쪽으로 빠져가고 있는 것이다.

당의 외우내환이라는 곤경을 기회삼아 향후 대권후보 경쟁구도를 자신에게 보다 유리한 쪽으로 끌고 나가기 위해 음해와 공작을 서슴지 않고 있는 것이다.

총선실패의 원인 등에 대한 자기 기만에 덧붙인 이런 짓거리들이, 말을 타고 물을 건너는 총선기간중에도 있었음을 우리는 잘안다.

총선지원유세가 한창인 와중에,한 최고위원이 다른 최고위원을 공개비난하는 사태라든지,또 특정계파에게만 특별지원자금이 내려갔다는 등의 얘기들이 바로 그런 일이다.

막판의 안기부원사건 등 악재탓이라고 하지만,출발부터의 이같은 핵심지도부내 무질서 ,지휘체계의 난맥 등이 진작 총선실패 를 잉태했었다는 지적은 여전히 만만치 않다.

문제는,여권지도부가 이런 수면하의 구조적 문제를 전혀 개선-조정하려하지 않은채,입으로만 자성 과 민심수렴 을 운운하고 있다는 점이다.

민자당은 당장 5월 정기전당대회 개최여부의 문제,그리고 6월말까지는 가부간 결판지어야 할 14대 첫 국회에서의 지자제장 선거연기 입법 등 안팎 난제에 직면해있다.

정치권의 전환기

여소야대 사태의 단순한 산술적 극복만으로,민자당이 이런 과제에 덧붙여,경제난제 등까지 어떻게 정부를 리드하여 해결해 나갈 수 있을건지 새삼 궁금하지 않을 수 없다. 어쨌든 14대 총선은 집권세력이 원했든,안했든간에 재벌당 의 원내교섭단체구성 성공이라는 초유의 사태를 만들어 냈다. 혹자는 시대의 변화 로,또다른 사람들은 우리정치의 전환기적 현상 으로 진단하고 있다.

그 어느것이 정확한 규정이든,우리의 기성정치권이 종래 차지해온 영역 에서 밀려나고 있다는 사실만은 분명하다고 해야겠다. 자칫 연말 대통령선거에서 재벌총수출신끼리 자웅을 겨루는 상황이 없으란 법이 없다. 기성정치권이 계속 제몫을 다해가지 못한다면 이런 사태는 더 심화되고 앞당겨 질수밖에 없다. 정치권 중에서도 그 책임의 으뜸은 물론 여당에 있다. <정치1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