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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 정정·반론 접수만 받아도
기사에 '정정 보도 청구 중' 표시
28일 온라인 신고 웹페이지 신설

네이버가 정정 보도 신고를 받으면 해당 기사에 '정정 보도 청구 중'이란 표시를 하겠다고 최근 발표한 것에 대해 언론 자유를 침해하고 언론의 비판 기능을 위축시킬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네이버는 28일부터 정정·반론·추후 보도 청구용 웹페이지를 개설하고 해당 기사에 '정정 보도 청구 중'이란 문구를 붙이겠다고 밝혔다. 언론중재위원회 중재나 법원 판결이 나오기도 전에 '정정 보도 청구 중'이라는 표시를 달 경우, 단지 정정 보도 청구 사실만으로 해당 기사를 문제 기사로 각인해 언론 신뢰도를 추락시킬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한국신문협회도 앞서 25일 "기사의 허위 여부와 상관없이 '정정 보도 청구 중'이라고 표시하는 것은 기자를 잠재적인 가해자 또는 악인으로 낙인찍는 것"이라면서 "즉각 철회하라"고 촉구했다. 신문협회는 특히 "정치인들이 비판·의혹 보도에 '정정 보도 청구 중' 딱지를 붙여 후속 보도를 막기 위한 수단으로 악용할 우려가 크다"고 지적했다.

포털에 정정·반론 요청만 청구해도 기사에 딱지를 붙일 경우 '재갈 물리기'가 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예를 들어 정치인이나 고위 공직자 등이 자신들에 대한 비판·의혹 보도가 나오는 즉시 간단한 온라인 신청만으로 기사에 '정정 보도 청구 중'이라는 딱지를 붙일 수 있다.

홍성철 경기대 교수는 "언론에 의해 의도치 않게 명예가 훼손되는 일반인에겐 바람직한 조치일 수도 있지만, 실제로는 정치인이나 힘 있는 사람들이 악용할 가능성이 크다"며 "언론의 권력 비판이나 감시 기능이 무뎌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네이버가 선거를 앞둔 시기에 이 규정을 들고나온 배경에도 의문이 제기된다. 네이버 측은 '정정·반론·추후 보도 청구를 받은 경우 해당 기사에 이를 알리는 표시를 해야 한다'는 '언론중재법' 규정을 근거로 삼고 있지만, 이 규정은 2011년 제정 이후 사문화(死文化)되다시피 했다. 그런데도 네이버는 선거를 앞둔 시기에 온라인으로 정정 보도를 청구할 수 있도록 정책을 바꾸고, 일단 청구가 접수되면 뉴스 본문 상단은 물론 뉴스 검색 결과에도 '정정 보도 청구 중' 문구를 넣기로 한 것이다.

황근 선문대 교수는 "다툼이 있는 기사나 오류가 명백하게 증명되지 않은 기사에 '낙인'을 찍는 것은 편집권 침해이며, 언론의 여론 형성 기능에도 악영향을 미친다"며 "특정 정치인 지지 세력이 조직적으로 이를 활용해 언론의 비판 기능을 무력화하는 수단으로 악용될 것"이라고 말했다. 기고자 : 최보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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