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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4년 된 문손잡이, 서울대 상징 '샤' 트로피로

'현관문 손잡이로 만든 트로피' '건물 벽 타일로 만든 화분' '빨간 의자의 원단으로 만든 파우치'. 서울대가 캠퍼스에 있는 44년 된 낡은 건물을 재건축하면서 낡은 옛 건물 안팎의 다양한 집기를 재활용하는 '건물 업사이클링'을 하고 있다. 업사이클링은 재활용품을 디자인 요소를 가미하거나 쓰임새를 더 좋게 만들어 가치를 높인 제품으로 바꾸는 것을 말한다.

서울대는 자연과학대학(이하 자연대) '28동' 건물을 현재 재건축하고 있다. 오는 8월 완공 예정이다. 이 건물은 서울대 관악캠퍼스가 조성되고 있던 1976년 지어져 44년간 강의 공간으로 사용됐다. 200석 이상 대형 강의실이 있어 자연과학대 학생뿐만 아니라 타 단과대학 학생들도 많이 찾는 곳이다. 건물 업사이클링은 서울대에서 처음 하는 시도다. 이장섭 서울대 디자인과 교수는 "학교에서 건물을 새로 지을 때 기존 건물 자재를 업사이클링하는 것은 매우 드문 일"이라고 했다. 대학 측은 이 건물을 허물기 전인 지난 2020년 대형 강의실의 책상이나 의자, 현관 철문, 계단 목재 난간, 외부 벽 타일 등 건물 자재나 집기를 다 떼내어 60㎡(약 18평) 크기 창고를 가득 채웠다. 그 뒤 서울대 미술대학 교수 7명이 뛰어들어 여러 소재를 업사이클링하고 있다고 한다.

이준호 자연대학 학장은 "재건축하는 이 건물은 자연대 건물 중 가장 오래된 건물이자 많은 학생이 한 번쯤 수업을 들은 경험이 있는 곳이라, 역사와 추억을 간직한다는 뜻을 담아 업사이클링을 하는 것"이라고 했다.

예컨대 서울대 정문의 '샤' 모양이 새겨진 현관문 손잡이는 자연과학대학에 공헌한 이들에게 줄 트로피로 탈바꿈했다. 대형 강의동 의자의 빨간 원단은 파우치(작은 가방)로, 낡아서 곳곳이 벗겨진 나무 계단 난간과 목제 의자 팔걸이는 예쁘게 디자인한 나무 쟁반으로 만든다. 오래된 라디에이터는 새 건물 로비에 조형물로 활용한다. '열과 빛을 발산한다'는 단어 뜻을 살려 "순수한 진리를 전파한다"는 의미를 담기로 했다. 서울대 곳곳에서 현재 30년 이상 된 낡은 건물의 리모델링이나 재건축이 추진되고 있어, 건물 업사이클링이 계속 이어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기고자 : 강다은 기자
장르 : 고정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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