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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정거래위원회가 26일 '친환경 전기차 시장, M&A 활발히 전개'라는 제목의 보도 자료를 냈습니다. "공정위는 경쟁을 제한할 우려가 없는 기업결합은 신속히 심사·승인해 세계적인 친환경 정책에 부응하고, 국내 기업의 해외 진출을 돕는 등 전기차 시장의 활성화를 위해 적극 지원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작년 7월 승인한 현대차그룹과 LG에너지솔루션의 합작회사 설립 건 등을 주요 사례로 들었더군요.

얼핏 보면 흔한 정부의 자화자찬입니다. 그렇지만 오랜만에 나온 '긍정적인' 기업결합 보도 자료라는 점에서 눈여겨볼 만합니다. 작년 10월 이마트와 이베이 기업결합 건 승인에 대한 보도 자료를 낸 이후 처음이기 때문입니다. 사실 최근 공정위는 기업결합 관련해서는 비판받을 대목이 많습니다. 현대중공업·대우조선해양 M&A 건에서는 "비겁했다"는 평가도 나왔습니다. 국내 기업들의 절박한 상황보다 유럽연합(EU)의 눈치만 보다 2년 반이란 시간을 허비했다는 말이 나옵니다.

EU는 선박 시장의 큰손입니다. EU가 기업결합을 승인하지 않으면 한국이나 다른 나라가 승인해도 소용이 없습니다. 공정위가 당연히 눈치를 봐야 하는 상대입니다. 그래도 EU를 설득하려고 노력하는 모습은 보였어야 하는 거 아니냐는 성토가 많습니다. 공정위가 '영역 확장'을 위해 노력하는 것의 반의 반만이라도 힘을 썼으면 어땠을까 하는 얘기까지 나옵니다.

공정위의 영역 확장 시도는 정부 내에서도 볼멘소리가 나올 정도입니다. 지난 18일 공정위가 한~동남아 항로를 오가는 국내외 컨테이너 선사 23곳이 운임 담합을 했다며 과징금 962억원을 물리자 해양수산부와 싸움이 붙었습니다. 공정위가 해운법의 영역에 발을 걸치자 생긴 일입니다. 두 부처 중 한 곳을 편들 일은 아니지만 정부 부처들이 이렇게 대놓고 싸우는 건 보기 드문 일입니다.

그러다 보니 '우리도 일 잘하고 있다'는 말이 하고 싶었던 모양입니다. 그런데 일 잘한다는 평가는 본인 스스로가 아니라 남들이 해줘야 하는 것 아닐까요? 기고자 : 김태준 기자
장르 : 고정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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