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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한 비밀접촉설이 또 제기됐다. 정부는 25일 남-북한이 4자회담과 관련、 극비협의를 진행중이라는 일본 nhk의 보도에 대해 『지금은 전혀 접촉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전면 부인했다. 그런데도 남-북한 비밀접촉설은 전혀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무엇보다 4자회담의 전제조건이나 내용과 관련、 남-북한이 해소해야할 궁금증과 현안이 적지 않기 때문이다. 정부의 한 당국자는 『다각적인 「접촉」을 통한 대북 설득작업이 현재 진행중』이라며 『다만 그 접촉이 책임있는 남북 당국자간의 협의로 보기 어려운 수준이라는 얘기』라고 설명했다.

남-북한 고위당국자가 직접 접촉할 수 있는 통로는 확보돼 있지 않다. 정부내에서 「88라인」으로 불렸던 남-북한간의 「핫라인」은 지난 85년 박철언안기부장특보와 한시해조평통부위원장 사이에 처음 개설됐고、 6공에 들어서는 서동권안기부장과 김용순대남담당비서간에 계속된 것으로 알려졌다.

외무부는 4자회담 제의직후 해외공관에 주재국의 긍정적 반응을 유도할 수 있도록 홍보하라는 훈령을 내려보냈다. 외무부 당국자들은 북한외교관들이 훈령없인 움직이지 않는데다、 한국 외교관 접촉을 극력 피하고 있다며 해외에서의 남-북한 외교접촉 가능성을 부인하고 있다.

그러나 남-북한간의 「간접 접촉」은 여러형태로 비교적 다양하게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가장 활발한 곳은 북경으로 지목된다. 『쌀회담을 성사시킨 대한무역공사와 삼천리총회사간의 북경라인은 살아있다』는 게 통일원 당국자의 얘기다. 북측 쌀회담 대표였던 전금철은 올해들어 두차례 이 라인을 통해 북경쌀회담 재개를 요청해오기도 했다.

삼천리총회사는 대우와 남포공단 개발을 공동 추진하는 북측 창구여서 우리 기업을 통한 「메시지」 전달도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특히 핀란드대사를 지낸 금강산국제개발 사장 여승철은 우리기업은 물론、 주중 대사관측과도 접촉을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또 김일성의 생일인 4월15일을 전후해 방북한 80여명의 재미교포들 가운데서도 몇몇 인사들이 한-미 양국의 메시지를 북한고위층에 전달한 것으로 추측된다. 미국이 4자회담 제안을 북한에 처음 통보한 것은 지난 13일이었다. 정부의 한 당국자는 『북한을 드나들면서 북한고위층의 의중을 정확하게 전달해주는 메신저를 서너명 이상 확보하고 있다』고 밝혔다. 해외교포 메신저들은▲4자회담 성사후 시작될 대규모 대북 경제지원과 남북경협의 구체적인 내용▲4자회담과 남북기본합의서와의 관계▲4자회담 운영방안 등에 관해 우리측 입장을 전달하고 있다는 게 이 당국자의 설명이다. < 김연광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