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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윗 은 끝내 골리앗 의 벽을 넘지 못했다. 불과 2백59표 차. 그러나 서울 영등포을구 집권여당의 중진 나웅배후보(58 민자)와 운동권출신 김민석후보(27 민주)간의 숨가쁜 대결은 유권자들을 밤새도록 tv화면 앞에 붙잡아 놓았다.

여의도고교 개표장의 드라마 는 당초 아무도 생각지 않았다. 두사람은 이력서의 두께 부터가 달랐다.

53년 서울대상대 입학,미 캘리포니아 경영학박사,서울대교수,해태제과 사장,한국타이어 사장,11-12-13대 의원,아주대총장,재무-상공부장관,부총리,민자당 정책위의장 (나 후보).

82년 서울대 사회대 입학,총학생회장,전학련(전대협 전신) 의장,미 문화원 점거농성으로 복역,14대 전국 최연소 출마 (김 후보).

저녁7시쯤 부재자투표함이 열리고 나 후보가 1천24표나 앞서 달려나갔다. 나 후보의 참관인들은 "1만표 이상 차가 날 것"이라며 서로 주먹을 쥐어 보였다.

그러나 대림동의 투표함이 열리면서 양쪽의 표정이 수시로 뒤바뀌었다. 밤11시30분쯤 간발의 차이로 김 후보 우세를 보이자 김 후보측에서 탄성이 터졌다. 오전2시 여의도지역 개표 직후 3천8백87표를 다시 앞서 대세는 기우는듯 했다. 새벽4시 신길5동 개표결과,다시 김 후보가 1백27표 우세. 지구당 사무실에서 흐느끼던 다윗 의 여대생 운동원과 막걸리를 돌리며 아쉬움을 달래던 민주당원 30여명이 우르르 몰려왔다. 창백해진 민자당원들이 술렁거렸다.

그러나 신길6동에서 나 후보가 2표차로 따라붙더니 마지막 2개 투표함에서 다시 박빙의 차로 세를 뒤집어 버렸다. 이때가 아침6시반.

김 후보는 상기된 표정으로 이의신청서를 작성하고 개표장을 나갔다. 1시간쯤 지나 당선통지서를 받으러 나 후보가 들어섰다. 기다리고 있던 운동원 40여명이 박수를 치며 맞았지만 그이 얼굴엔 웬지 모를 어색함이 깔려 있었다. <조정훈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