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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의 30년 꿈이 이루어졌으니 더이상 무슨 바람이 있겠어요. "

총선에서 8번 떨어지고 9번째 당선돼 8전9기 의 신화를 낳은 김두섭씨(62 국민당)의 부인 주계선씨(50).

그동안 묵묵히 남편을 뒷바라지해온 주씨는 25일 새벽1시쯤 전화통에 불이 나면서야 "이번엔 됐구나" 하는 생각이 들면서 울컥 울음이 터져나왔다고 했다. 지나간 세월이 어제 일처럼 눈앞을 가렸기 때문이다.

"결혼할때 그이는 벌써 3번이나 떨어진 경험이 있었어요. 정치가 이렇게 힘든 것인줄 알았더라면 . " 주씨는 집안을 도맡아 꾸려나가는 일보다 낙선할 때마다 남편의 용기를 북돋워 주는 일이 더 어려웠다고 했다.

주씨가 남편을 만난것은 25년전. 그간의 세월은 그대로 주씨의 완구공장 직공재직기간 이다. 월금 40여만원. 한때 남편과 함께 김포에서 개도 키우고 닭도 길러봤지만 조금씩 모은 돈은 선거때마다 날아가고 남는 것은 빚뿐이었다.

딸아이 정용(22 청주대 회화과 3년)을 가르치고 아들 보현(27)을 키우는 일은 주씨의 몫이었다. 아들을 가진채 공사판에서 벽돌을 나르고도 밤에는 손뜨개질을 해야했다.

2년 동안 수제비로 끼니를 때울 때도 있었고 홍역을 앓는 정용에게는 보리차가 유일한 약이었다.

"새옷 한벌이라뇨. 시집올때 가지고온 패물도 신월동 셋집을 살때 팔아버렸습니다. " 이번 선거운동 때문에 20일간 공장에서 휴가를 맡아 일할때도 그 옷차림에,그 신발을 신고 유세장을 찾아 다녔다고 했다.

사글세방 전전 11번,선거공탁금을 대느라 집세보증금을 까먹던 일,언니들이 헤어지라도 해 6년 동안 친정과 발을 끊고 살던 일. 주씨는 그런 일도 벌써 추억 이 된 것같다고 했다.

"남편은 어느집 밥그릇이 몇개이고 누구네 아이가 몇살인지도 훤할만큼 지역구를 열심히 돌아 다녔어요. " 낙선할때마다 "이제 그만좀 하라"고 애원도했지만 늘 헛수고 였다며 주씨는 모처럼 환하게 웃었다.

남편은 건국대 정외과를 졸업한 뒤 26세때 김포출신 제헌의원인 정준의원 밑에서 정치에 입문했다. 5대때 무소속으로 떨어진후 6대 민정당,7대 민주당,8대 국민당,10대 통일당,11대 안민당,12대 국민당,13대 공화당후보로 나섰으나 남편은 계속 고배를 마셨다.

3 15부정선거 당시에는 항의데모에 나섰다가 정치깡패들로부터 칼에 맞아 병원에서 4 19를 맞았고,63년에는 김포공항에서 홀로 한일협정 반대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그러니 주씨는 남편이 국회의원이 되었다고 당장 집안에 큰 도움이 되어줄 것 같지는 않다고 했다.

"여러분들의 도움으로 꿈을 이뤘으니 지역발전을 위해서,없는 사람들을 위해서 열심히 일 해주기를 바랄 뿐입니다. "<손정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