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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상 한국여성만큼 억압받고 살아온 민족은 없었다. 정치활동은 말할것 없고 경제-사회활동이며 교육으로부터 소외당했고 울안이라는 감옥에 갇히어 발이 크면 도적년이라고 하여 틀버선을 신기어 걸음을 제대로 못걷게 하고 젖통이 크면 화냥년이라하여 젖졸임질을 당하며 비명을 참아왔던 우리 어머니,할머니들이었다.

이 억눌림 속에서도 상민 가운데에는 대담하게 정치적 활동을 했던 진취적 여성이 없지 않았다.

이를테면 조선조말기의 암군이던 헌종때 충격적인 시폐상소문을 올림으로써 정치참여를 한 열다섯살의 나어린 용천 기생 초월을 들수가 있다.

초월은 임금이 주색에 빠져 중전을 박대하고 기생들과 옷벗기기의 진 놀이만 하는 작태로부터 석달만에 바뀌는 원님,그 원님의 외사촌까지 날뛰며 수탈하는 실태 등 조목조목 고발한 장문의 시폐상소다.

소첩의 여쭈옴이 사실과 다르거나 비위에 걸리시거든 네수레에 팔다리를 매어 찢어 죽이는 차열형을 내리거나 종로 큰길에 조리를 돌리고 서소문밖에서 능지처참하옵소서 로 맺고 있다.

갑신정변때 궁중에서 폭약을 터뜨려 임금을 놀라게 했던 여성 행동대원 이우석도 여성의 사회적 해방을 개화정치로 성취하려다가 수구문밖에서 다중이 던지는 돌에 맞아 석살당하고 있다.

상민층의 여성간에는 기생초월이나 궁녀 이우석의 경우처럼 정치관심이 억눌린채 저류에 흐르고 있었으며 불쑥불쑥 분출,희생을 당하곤 했던 것이다.

여성의 정치참여가 보장된지 열네번째의 국회의원을 뽑았는데 여성 의원수는 총 64명으로 겨우 의원총수에 2%에 불과했다. 그나마도 선거에 의해 뽑힌 지역구 출신은 16명,지난 13대에 이어 14대 총선에서는 19명의 지역출마에서 전멸이요 전국구에서도 3명에 불과하니 총선이 시작된 이래 최악의 흉작이다. 작년만 해도 전국구의원이 6명이었는데 .

작년말 현재 전세계 1백31개 국가들의 하원의원 2만8천19명 가운데 여성의원이 3천81명으로 11%였던 것과 비겨봄직하다.

여성의원의 비율이 가장 높은 핀란드가 38.5%,이어 스웨덴 가이아나 노르웨이 쿠바 덴마크 아이슬랜드 오스트리아 중국 네덜란드 순이다. 통일독일이 20.4%,소련이 15.3%,캐나다-이탈리아가 13%,미국-영국-프랑스가 5~6%,일본이 2.3%요 여성의원 불모국가로 이집트 몽골 이란 한국이 끼였는데 이번 지역구 출신이 하나도 없음으로써 부탄-통가 등 여성의원 전무 국가의 대열에 끼이게 된 것이다.

여성이 인구의 절반을 차지하면서 대변할 입이 없다는 것이니 뭣인가 잘못돼도 한참 잘못돼 있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