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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당이 14대 총선에서 전국구포함,31석을 차지,원내교섭단체 구성에 성공함으로써 향후 정국에 커다란 변화가 예상된다.

국민당은 의석의 절대수치는 크지않지만 제3의 세력 으로 캐스팅보트를 행사할 수 있는 위치를 차지함으로써 무시할 수 없는 존재가 된 것. 물론 일부 여권성향의 무소속 당선자들이 민자당에 입당,여당의 과반수의석확보를 도와주면 국민당의 캐스팅보트 역할은 축소된다.

그러나 여당의 향후 의석크기가 과반수를 크게 상회할 가능성은 아직 보이지않고 있어 국민당의 주가 와 힘 은 당분간 지속될 전망.

국민당의 향후 움직임을 결정할 가장 큰 변수는 역시 앞으로의 대권경쟁문제.

정주영대표는 총선전에는 "총선후 대권도전문제에 대한 입장을 밝히겠다"고 말한 것과 달리 25일에는 "한 두달쯤 더 생각해 보겠다"고 한발 물러섰다.

그러나 이는 80~1백30석 당선의 호언에 비해서는 저조한 31석을 얻자마자 대권문제를 언급하는 것이 주제넘게 비쳐질 것이라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정가에서는 국민당 특히 정 대표의 대권도전은 필지라는 관측이 상당한게 사실. 따라서 국민당의 향후 행보와 14대국회 개원후의 원내전략도 민자-민주당과 벌이게될 대권경쟁을 염두에 두고 전개될 것으로 일단 예견된다.

그러나 정 대표의 야심 에 대해서는 기존정치권이 경계심을 늦추지 않을뿐 아니라,국민당이 현대그룹을 배경으로 탄생한만큼 타재벌들의 견제도 만만찮을 것으로 전망된다.

이러저러한 상황을 감안해볼때 국민당의 움직임은 대단히 은밀하고 치밀하게 전개될듯하다. 이런가운데 국민당이 기존의 정치권과 어떤 관계를 형성,유지해 나가고 대정부관계는 어떻게 설정하느냐에 1차적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와함께 재벌당이라는 상당수 국민들의 부정적 시각,그리고 과연 집권능력이 있겠느냐는 회의적 시각을 어떻게 불식시키느냐도 과제.

관계자들은 국민당이 기존 여야와의 관계를 급격하 제휴보다는 일정한 거리를 두는 선에서 설정할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민자당과는 팽팽한 긴장감을 지속시킬 것이란 관측들. 정 대표는 총선결과가 드러난 25일 여야 공조체제와 관련,"반대를 위한 반대는 안하겠지만 민자당이 우리가 수용할 법안을 제출하겠느냐"며,민자당과의 공조가능성을 낮게 전망했다.

반면 "우리도 야당이니까 나라발전에 좋은 일이면 여야를 불문,협조하겠다"며 야당과의 협조가능성이 더많을 것임을 시사했다.

종합해 보면 자치단체장 선거실시,금융실명제 실시,중소기업육성 등 민주당과 비슷한 목소리를 내면서도 수서비리조사 등 민주당도 꺼림칙하게 여길 사안으로 자신들의 차별성 을 부각시킬 것으로 보인다.

현대그룹의 사업과 관련해 발생할 수 있는 정부 및 타재벌과의 관계는 원내교섭단체 라는 힘을 바탕으로 선제공격 보다는 긴장유지쪽을 택할 공산이 크다는 관측.

재벌당,정경유착이라는 비난을 받아온 현대그룹의 대국민지원은 선거가 끝난만큼 더이상 노골적으로 드러내 놓지는 않을 전망.

어쨌든 정 대표는 총선보다 더 큰 싸움에 대비,자신의 금력과 현대그룹의 조직력-인력을 조화시키는 방안을 모색해 나갈 것으로 보인다. 총선에서 관심을 끈 정책광고 시리즈 정도가 아니라,국가경영전략을 제시할 수 있는 정책팀 도 구성,대국민홍보에 활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총선당시 제시한 공약도 적절히 이행하면서 국민당과 자신의 이미지고양도 생각하고 있는듯 하다. 그러나 정 대표는 이날 공약의 즉각실시보다는 "완급을 가려서 실천하겠다" "국민당집권,후보당선 등 공약이행의 전제조건이 충족된 공약인지도 생각하겠다"고 좀 더 물러서는 모습.

이와함께 국민당창당과 후보지원에서 효험이 드러난 사재 3조원 은 무소속 및 민주당의원의 포섭 등을 통한 당세확대에도 적절히 활용될 것으로 보인다. <이거산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