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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서부발전

탄소 중립의 중요성이 커지며 기후 위기에 대응하기 위한 다양한 해법이 제시되고 있다. 최근 들어 폐플라스틱 재활용, 도시 광산 등 기존 자원을 재활용하는 모델은 탄소 배출량을 줄이는 방안 가운데 친환경적이면서 경제적인 대안으로 평가받는다. 석탄·천연가스 등 화석연료를 사용하는 화력발전소도 이 같은 추세에 맞춰 연료를 연소하고 남은 부산물을 재활용하기 위해 다양한 노력을 펼치고 있다.

◇석탄재가 해양 구조물로 재탄생

한국서부발전은 발전 후 남은 석탄재를 재활용한 해양 구조물을 개발해 상용화를 앞두고 있다. 서부발전은 2020년부터 한국해양과학기술원과 석탄재를 활용한 차세대 K-해양 구조물 연구 개발에 나서, 지난해 순수 국내 기술로 소파 블록(방파제 등에 쓰는 콘크리트 블록)과 인공 어초, 인공 피복석 등 해양 구조물 시제품 제작에 성공했다. 시제품은 지난해 5월 부산에서 열린 2023 기후산업 국제박람회(World Climate Industry EXPO·WCE)에서 큰 인기를 끌었고, 여러 학회와 자원순환 산업전, 빅스포(BIXPO) 발명특허 대전 등에서도 선보이며 주목을 받았다. 해양 분야 전문 설계사와 건설사 등을 대상으로 연 제품 시연회에서도 긍정적인 반응이 쏟아졌다.

이런 인기를 계기로 서부발전과 해양과학기술원은 지난해 10월부터 석탄재를 활용한 차세대 K-해양 구조물 사업화를 추진하고 있다. 제품 생산을 위해 해양 구조물의 설계·제작 기술을 앞으로 중소기업에 기술이전하는 내용도 포함했다.

두 기관이 개발한 해양 구조물은 골재의 20%를 석탄재로 대체한 자원순환형 제품으로 꼽힌다. 서부발전 관계자는 "기술 자립화로 외국산 해양 구조물 의존에서 벗어나고 자원 순환 신모델로 경제적 효과도 달성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소파 블록, 테트라포드 대체 기대

공동 개발한 소파 블록은 방파제 보호 역할을 하는 테트라포드(tetrapod·일명 사발이)의 대체품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서부발전 등이 개발한 소파 블록은 12 이상의 안정계수를 기록하며 성능 목표를 충족, 6~8 수준인 기존 테트라포드보다 내구성이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았다. 테트라포드는 범용성이 좋아 널리 이용되지만, 대부분 해외 기술로 제작돼 국산화가 시급한 분야로 꼽힌다.

서부발전 관계자는 "서울대 연구진과 협업해 석탄재 사용에 따른 압축 강도 저하 문제를 해결했다"며 "염도가 높은 발전소 회 처리장의 석탄재를 활용할 수 있도록 철근을 없앤 덕에 자원 순환에도 이바지하고, 추락 등 안전사고 위험을 고려한 형태로 설계돼 기존 테트라포드보다 인명 사고 위험이 낮다"고 말했다.

최근 들어 초강력 태풍과 기후 온난화에 따른 해수면 상승 등 이상기후 현상으로 고성능 소파 블록 등에 대한 수요는 커지고 있다. 신형 소파 블록은 고중량·고내구성으로 시장성을 갖춘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한국서부발전은 현재 고성능 소파블록 3건에 대한 국내 특허를 출원·등록했고, 수출을 고려해 인도네시아에도 관련 특허를 등록 중이다.

인공 어초는 바람개비 모양의 모듈형으로 개발해 확장성을 높였다. 모듈식 결합으로 인공 어초를 대형화할 수 있어 더 많은 어류를 유인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또 저독성 제품으로 만들어 해양 생물 정착력을 향상했다. 어종 생물 다양성에도 이바지할 수 있어 향후 해양 풍력발전이 어장을 풍부하게 만들 수 있다는 진단도 나온다.

서부발전 관계자는 "K-해양 구조물 제작 기술을 국내 중소기업인 대륙에너지기술에 이전해 제품 상용화에 나설 계획"이라며 "대륙에너지기술은 해양과학기술원의 한·인도네시아 해양 과학 공동 연구 센터를 활용해 해외 수요처를 발굴하고 있고 설계사 등과 사업화를 위한 협력을 이어가고 있다"고 말했다. 기고자 : 조재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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