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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대 금융지주社 주총, 경영진 교체 마무리

지난해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한 KB·신한·우리·하나 등 4대 금융지주가 24~25일 주주총회를 계기로 올해 본격적인 실적 경쟁을 예고했다. 하나금융이 25일 함영주<사진> 부회장을 회장으로 선임하는 등 금융지주마다 회장·은행장 등 사령탑 교체 등을 완료하면서 진용을 정비했다.

4대 금융지주의 이자 수익이 34조원대에 달했던 작년과 달리 올해는 연초부터 환율이 오르고 주가가 내리는 등 금융시장에 변동성이 높은 상황이 펼쳐질 것으로 보인다. 금융권에서는 "올해는 본격적인 실력 경쟁이 펼쳐지고, 금융지주 간에 명암이 엇갈릴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경영진 재정비한 4대 지주

하나금융은 함영주 부회장을 25일 정기 주주총회에서 회장으로 선임했다. 전임 김정태 회장의 10년 4연임 체제가 막을 내렸다. 함 회장은 고졸 행원으로 입사한 지 42년 만에 금융그룹 회장에 올랐다. 그는 지난 14일 파생결합펀드(DLF) 불완전 판매에 따른 금융 당국의 징계를 취소해달라는 행정소송의 1심에서 패소했지만, 주주들의 신임을 얻었다. 금융권 관계자는 "함 회장이 우여곡절 끝에 법률 리스크를 안고 최고경영자가 됐으니 더욱 실적으로 주주들에게 인정받으려고 할 것"이라고 했다.

우리금융도 전날 이원덕 신임 우리은행장이 취임하면서 전열을 정비했다. 이 행장은 손태승 우리금융 회장과 오랫동안 손발을 맞춰온 사이라 의사 결정에서 이전보다 속도를 낼 것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우리금융 관계자는 "올해가 정부 지분이 완전히 없어진 진정한 민영화 첫해라 경영진이 주주들의 기대에 부합할 만한 실적을 보여주겠다는 의지가 강하다"고 했다.

KB금융도 이날 주주총회에서 지난 1월 취임한 이재근 KB국민은행장을 사내 이사로 선임하는 안건을 통과시키며 체제 정비를 마쳤다. 신한금융은 경영진에 변화가 없지만 2017년 취임해 연임 중인 조용병 회장의 리더십이 평가를 받고 있다. 조 회장은 주주총회에서 "현실에 안주했던 과거, 불확실한 환경, 첨예한 경쟁을 돌파하겠다"고 했다.

◇디지털 사업 치고 나가기 위해 치열한 경쟁

올해는 작년보다 금융회사들의 경영 여건이 훨씬 불리할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지난해는 저금리에 유동 자금이 넘쳐 투자 붐이 일었다. 대출 자산이 크게 늘어난 상황에서 작년 하반기에 금리가 오르면서 4대 금융지주의 이자 수익은 34조7078억원에 달했다. 덕분에 KB·신한금융이 각 4조원대 순이익을 낸 것을 비롯해 4대 금융지주의 순이익 합계가 14조5429억원에 달했다.

그러나 올해는 미국의 급격한 통화 긴축 정책으로 연초부터 금융시장이 불안정하다. 게다가 주택 거래가 뜸해져 대출 자산이 늘어나는 속도가 정체되고 있다. 따라서 이달 말 은행들이 앞다퉈 대출 금리를 낮추는 등 본격적으로 영업 경쟁을 벌이기 시작하고 있다. 우리은행이 지난 21일부터 전세대출 한도를 예전처럼 대폭 다시 늘리자 질세라 KB국민·신한·하나은행도 23일까지 모두 따라갔다. 48조원짜리 서울시 지정 금고를 따내기 위해 4대 은행이 필사적인 물밑 경쟁을 벌이고 있다. 한 금융지주 임원은 "작년에는 주식 투자 붐으로 금융지주마다 증권사가 효자 계열사 노릇을 해줬지만 올해는 주가 하락으로 큰 기대는 어렵다"고 했다.

게다가 인터넷은행들과 핀테크 업체들의 거센 공격을 막아내야 하는 것도 과제다. 금융지주마다 작년 말 이후 디지털 분야를 강화하는 방향으로 조직을 확대하고 IT 인력을 보강했다. 애플리케이션을 사용하기 편리하도록 개량하는 경쟁을 쉼 없이 벌이며 마이데이터 사업에서 치고 나가기 위해 애쓰고 있다. 이날 주주총회에서 윤종규 KB금융 회장은 "글로벌 사업 영역 확장, 마이데이터 사업 선도에 그룹의 역량을 집중할 것"이라고 했고, 손태승 우리금융 회장은 "디지털 혁신 전쟁의 게임체인저가 되겠다"고 했다.

금융 당국의 한 관계자는 "자영업자에 대한 대출 상환 유예 조치가 종료되면 부실 자산이 쏟아져 나오게 된다"며 "누가 위기 관리를 잘하는지 금융지주마다 실력이 드러날 것"이라고 했다.

[그래픽] 4대 금융지주 지난해 당기순이익 기고자 : 손진석 기자 김은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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