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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루 등 먹이 경쟁서 밀려… 생태계에 부정적인 영향＂

한라산 일대에 서식하는 사슴들이 대만과 일본, 중국에서 유입된 외래종으로 확인됐다. 제주도 세계유산본부 한라산연구부 소속 오장근 박사는 25일 조사 연구 보고서에서 한라산국립공원 주변에 서식하는 사슴류 21마리의 조직을 확보해 분석한 결과, 꽃사슴 9마리와 붉은사슴 12마리 모두 외래종으로 파악됐다고 밝혔다.

꽃사슴 9마리 중 5마리는 일본 규슈 야쿠시마 지역에 집단으로 서식하는 꽃사슴의 유전자 서열을 지닌 것으로 확인됐고, 나머지 4마리는 대만에서 유입된 대만꽃사슴 개체일 가능성이 큰 것으로 파악됐다. 붉은사슴 12마리는 중국 쓰촨성 서부와 티베트 남동부에 집단으로 분포하는 붉은사슴과 가장 가까운 유전자를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오 박사는 분석했다.

이 사슴들은 축산업자들이 1990년대 뿔과 고기 판매 사업을 목적으로 외국에서 제주로 들여온 이후 사육하던 농장에서 탈출하거나 방사돼 번식한 것으로 추정된다.

오 박사는 "최근 한라산 주변에 사슴이 증가하는 것으로 보인다"며 "사슴 개체 수가 늘어나면 노루 등 제주 고유 동물과 먹이·서식지 경쟁을 벌이게 되고 질병 매개체로도 작용해 생태계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평균 몸무게가 20㎏가량인 노루는 100㎏에 육박하는 사슴에게 밀릴 수밖에 없다"고 했다.

오 박사는 또 "속리산에 방사된 꽃사슴도 자연적인 번식·적응을 거쳐 개체군이 폭발적으로 늘어난 결과 골칫덩이가 되면서 포획 작업이 이뤄지고 있다"며 "제주는 고립된 도서 지역이라 사슴 개체군이 증가할 경우 생태계 교란 등 문제가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정확한 개체 수 조사 등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했다. 기고자 : 오재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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