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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인 점포에서 다른 고객이 놓고 간 체크카드를 습득한 뒤 이를 사용하지 않았다 하더라도 유죄로 봐야 한다는 판결이 나왔다. 인천지법 형사15단독 오한승 판사는 최근 점유 이탈물 횡령 혐의로 기소된 A(68)씨에게 벌금 30만원을 선고한 것으로 25일 알려졌다. A씨는 지난해 8월 15일 오후 1시 30분쯤 인천 계양구에 있는 한 아이스크림 판매 무인 점포에서 무인계산기 카드 투입구에 삽입돼 있는 다른 사람 소유의 체크카드 1장을 횡령한 혐의로 기소됐다. 검찰은 A씨가 카드를 피해자에게 반환하는 등 필요한 절차를 밟지 않고 자신이 소유할 생각으로 갖고 가 이를 횡령한 것으로 판단했다.

A씨 측 변호인은 "A씨가 불법영득의사(타인의 재물을 자기 소유물처럼 이용하거나 처분할 의사)로 피해자의 체크카드를 횡령하지 않았고, 카드를 사용하지 않고 무인 점포 밖에 버렸다"고 주장했지만 재판부는 A씨 측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단순히 피해자의 체크카드를 습득해 이를 밖으로 갖고 나간 사실만으로도 피고인의 불법영득의사를 인정할 수 있다"며 "체크카드를 사용하지 않고 무인 점포 밖에 버렸다는 사정은 불법영득의사의 인정에 장애가 되지 않는다"고 했다.

이와 관련, 인천지법 남승민 공보판사는 "재판부가 수사 기록 등을 토대로 피고인이 카드를 돌려줄 의사가 없었고 자신이 가지려는 의사를 보였다고 판단한 것"이라고 판결 취지를 설명했다. 수도권 법원의 한 판사는 "선의를 갖고 있다고 하더라도 일단 남의 재물을 습득한 것 자체가 위법성이 있기 때문에 조심해야 한다"고 했다. 기고자 : 고석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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