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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달 3~6일… 개막식 참석 주목

박병석 국회의장이 다음 달 3~6일 중국의 의회 격인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의 리잔수(栗戰書) 상무위원장 초청으로 중국을 방문한다. 국회는 25일 보도자료를 통해 이 소식을 전하며 "박 의장은 리잔수 상무위원장과 회담을 갖고 수교 30주년을 맞는 두 나라 의회 간 교류 확대 방안을 협의할 예정"이라고 했다. 이번 방중이 양국 의회의 교류 차원임을 강조한 것이다.

하지만 외교가에선 이보다 박 의장의 베이징 동계올림픽 개막식(4일) 참석 일정에 주목하고 있다. 바이든 행정부가 중국 압박을 위해 베이징올림픽에 선수단만 파견하고 정부 대표는 보내지 않는 '외교적 보이콧'을 우방국들에 독려하는 상황에서 대한민국 의전 서열 2위인 국회의장이 사실상 베이징올림픽 축하 사절단장 역할을 맡게 됐기 때문이다.

이 같은 시각을 의식한 듯 최영삼 외교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 브리핑에서 "국회의장은 중국 전인대 상무위원장과의 회담 등을 위해서 방중하는 것"이라며 "수교 30주년을 맞는 한·중 양국 의회 간 교류라는 데 의미가 있다"고 했다. 박 의장의 방중 자체는 정부 대표단의 올림픽 개막식 참석과는 별개라는 얘기다. 정부 공식 대표단은 황희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이끌게 된다. 전직 고위 외교관은 "한국 정부가 미국의 보이콧 동참 요구와 중국의 압박 사이에서 고민한 흔적이 엿보인다"고 했다. 미국의 시선을 의식해 공식 대표단장의 격은 장관급으로 낮추되 중국을 배려해 의전 서열 2위의 고위 인사를 별도 파견하는 절충안을 택했다는 것이다. 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 때 중국은 한정(韓正) 부총리를 보냈다.

박 의장은 이번 방중 기간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주최하는 오찬에 참석한다. 이는 중국 측이 미국 주도의 '반중(反中) 전선'을 우회해 박 의장을 파견하는 청와대의 노력에 화답한 결과로 해석된다. 하지만 미국 등 민주주의 진영에서 청와대의 구상을 긍정 평가할지는 미지수다. 공식 대표단의 활동과는 별개지만 준(準)정상급 인사가 올림픽 개막식에 참석하는 것 자체가 중국의 인권 탄압 등에 항의하기 위한 '보이콧 정신'을 훼손하기 때문이다. 기고자 : 이용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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