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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라과이에서 군사쿠데타 가능성등 헌정 위기까지 몰고갔던 대통령과 군사령관의 「힘겨루기 한판」은 결국 무승부로 끝나고 말았다. 리노 오비에도 군사령관(53)이 카를로스 와스모시 대통령의 명령에 승복해 전역하는 대신、 국방장관직을 맡기로 한 것이다.

이번 사태의 발단은 집권 콜로라도당의 지도부 선출과 관련한 양자의 의견대립에서 비롯됐다. 98년 대선에서 집권당 후보로 출마하려는 야심을 갖고있는 오비에도 중장이 자신의 절친한 친구인 기업가 블라스 리켈메를 당대표로 강력히 밀자、 40년만의 첫 민선대통령 출신인 와스모시 대통령은 22일 오비에도를 불러 과도한 정치개입 자제를 요청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이 자리에서 양자간에 말다툼이 벌어졌고 급기야 오비에도 장군이 대통령의 뺨을 때린 뒤 문을 꽝 닫고 나가버렸다. 심한 모욕감을 느낀 와스모시 대통령은 즉각 오비에도 장군의 전역명령을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오비에도는 이에 정면대항、 군사령부안에 머물면서 군사쿠데타 움직임을 보이면서 정국은 혼미에 빠졌었다.

저돌적인 성격의 오비에도 장군은 지난 89년 군사쿠데타에 가담、 철권통치로 악명높던 알프레도 스트로에스네르의 35년 독재정권을 무너뜨리는데 첨병역할을 했다.

당시 쿠데타 주역인 안드레스 로드리게스 제1군단장의 참모로 육군중령이었던 오비에도는 양손에 권총과 수류탄을 들고 동반자폭을 각오한 채 스트로에스네르가 숨어있던 지하벙커로 쳐들어갔다. 독재자 체포에 성공한 그는 공로를 인정받아 그해 대령을 거쳐 준장으로 고속승진하면서 군부의 실력자로 떠오르기 시작했다.

지난 93년 1군단장이었던 오비에도는 대선을 앞두고 집권 콜로라도당의 후보지명 전당대회가 극심한 내분으로 무산위기에 놓이자、 와스모시 후보에 대한 지지를 선언하면서 와스모시와 한배를 타게 됐다.

이듬해 군사령관에 오른 오비에도 중장은 그러나 정치적인 야심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오는 98년 대선에 자신이 집권당 후보로 나설 것이라는 정치적 발언을 되풀이하는가 하면、 최근에 있었던 한 사이비종교단체의 대중집회에서는 부인과 함께 옛로마제국의 원로원 복장으로 참석、 『군사령관의 정치참여는 신성한 의무』라고 표현해 물의를 빚기도 했다. < 이용순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