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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의 승리가 아니라 시흥-군포 시민들의 성숙한 정치의식의 승리입니다. "

경기도 시흥-군포지역에서 민주당 후보로 출마,당선된 제정구씨(48)는 시흥시 신천동에 마련된 선거사무소에서 운동원들의 환호와 박수갈채에 싸인채 울먹이며 말을 잇지 못했다. "중앙당에서 지원받은 2억원과 지역주민들의 성금 등을 합한 3억원으로 선거를 치렀습니다. 아무런 보수없이 도와준 자원봉사자 5백여명의 노력과 돈에 유혹되지 않고 진실을 믿어준 지역주민들에게 감사합니다. "

오후 8시30분쯤 대야동 투표구에서 민자당후보를 2배이상 앞선다는 소식을 듣고 승리를 확신했다는 제씨는 "국민들과 피부를 접촉하며 의견을 수렴해 대변하는 진정한 대의정치를 만들어내고 싶다"고 말했다.

이날 제씨의 사무실에는 밤11시쯤 상대후보를 8천여표쯤 리드하면서,당선이 유력시 되자 운동원들이 몰려와 샴페인과 폭죽을 터뜨리며 승리의 기쁨을 나눴다.

여성운동원들은 제씨의 부인 신명자씨(40)를 껴안고 눈물을 흘렸다.

현재 주거권 실현을 위한 국민연합 상임대표를 맡고 있는 제씨는 꼬박 20년간 철거민들과 호흡을 함께해온 빈민운동가.

경남 고성출신으로 진주고를 졸업,4년 재수끝에 66년 서울대 정치학과에 입학한 그는 군복무후 71년 유신반대 시위로 제적되자 곧바로 청계천 판자촌에 뛰어들어 빈민운동가의 길을 걷기 시작했다.

그는 77년 갖가지 장애속에서도 양평동 철거민 1백70여가구를 시흥군 소래읍으로 집단이주시켜 최초의 철거민 정착촌 복음자리마을 을 이루는데 성공했다. 이후에도 신림동,목동 등 철거민 이주사업을 계속,소래읍 일대에 한독마을 목화마을 등 총 6백21가구의 철거민 마을을 이룩했다.

이같은 공로를 인정받아 86년 미국인 존 데일리 신부와 함께 막사이사이상(지역사회 지도부문)을 수상했다.

20년간 철거민들과 섞여 살면서 그가 터득한 철학은 가난도 더불어 살면 참 행복 이라는 것. 88년 4 26총선때는 새정치 를 기치로 한겨레민주당을 창당하고 정치1번지 종로에 출마했으나 고배를 마셨다.

지금도 그는 시흥시 신천동 철거민 마을에서 부인 신명자씨 및 세딸과 함께 살고 있다. <시흥=심양섭-조정훈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