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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전8시30분쯤 대구시 남구 봉덕2동 효성타운 관리실에 설치된 5투표소에서 이 선거구에 출마한 민자당 이정무의원이 투표용지에 기표봉이 아닌 자신의 도장을 찍는 어이없는 실수를 저질러 실소.

이 의원은 뒤늦게 잘못을 깨닫고 도장을 찍은 투표용지를 무효처리키 위해 준비된 별도봉투에 넣고 새 투표용지를 받아 제대로 기표한 후 투표함에 넣고는 안도의 한숨.

그러나 야당측 참관인의 항의를 받은 남구선관위는 "투표용지를 2장 발부할 수 없다"는 유권해석을 내리고 "개표할 때 이 의원의 유효투표수중 하나를 무효처리하라"고 지시.

"깜박 잊었다" 변명

이날 부산-경남에서는 현역의원인 울산남구 심원구(민자)-부산 중구 김광일후보(국민)와 부산동구 윤소연후보(국민) 등 후보자 3명이 주민등록증도 없이 투표하러왔다 되돌아가는 촌극이 발생.

민자 심 후보는 오전8시50분쯤 수행원 3명과 함께 울산시 남구 신정3동 제3투표소인 고려체육관에 나와 투표를 하려했으나,주민등록증을 갖고 나오지 않아 선관위 직원들로부터 제지를 당하자 잠시 입씨름을 벌인뒤,되돌아 갔다가 이날 낮12시30분쯤 주민등록증을 갖고 나와 투표.

또 국민 김 후보는 오전 7시3분쯤 부산 중구 대청동 제3투표소인 만우회관 노인정에 나왔으나 주민등록증이 없어 돌아갔다가 오후에 투표를 했고,국민 윤 후보도 오전7시쯤 부산 동구 초량4동 제2투표소인 선화여중에 주민등록증을 지참하지 않은 채 나왔다가 오전9시쯤 주민증을 갖고 다시 나와 투표.

이들 후보들은 저마다 "깜박 잊었다" "옷을 갈아 입는 바람에 챙기지 못했다"는 등의 군색한 변명.

야참관인 없이 진행

부산진을 선거구의 75개 투표소중 전포1-2-4동과 부전2동,범천2동 등의 24개 투표소에서는,야당측의 투표참관인 없이 민자당측과 선관위 선정참관인들만 입회한채 투표를 진행.

민자 김정수,민주 황백현,민중당 김영수후보 등 3개정당 후보가 출마한 이곳에서,야당참관인이 입회를 하지 못한 것은 민중당측이 인력이 없다는 등의 이유로 아예 참관인 등록을 않은데다,민주당측이 법정참관인 등록시한인 21일 오후6시까지 등록을 마치지 못했기 때문.

이에 대해 민주당측은 "교통사정 때문에 접수가 늦었는데도 등록을 받아주지 않았다"며 "부정선거음모"라고 주장. 그러나 일각에서는 "선거과정상 가장 중요한 절차중의 하나인 참관인 등록을 제때 하지 않고,부정시비를 하는 것은 문제"라고 비판.

기표된 명부 확인 소란

오전8시30분쯤 인천시 북구갑선거구 부개1동 제2투표소인 부개국교에서는 김순이씨(44 북구 부개1동 324의10)가 투표를 하려다 투표인명부에 자신이 이미 투표한 것으로 돼있어 대리투표 여부확인을 위해 30여분간 소동.

이 사태는 선관위측 조사결과,부개1동 사무소에서 투표통지표를 전달하며 이름이 비슷한 같은 동네 김순희씨(55 북구 부개1동 383)에게 김순이씨의 투표통지표를 잘못 전달함에 따라 벌어진 것으로 밝혀져 김순이씨가 투표인명부에 날인하고 투표를 함으로써 마무리.

서울 중구 신당1동 4투표구가 마련된 새마을 유아원앞에선 이날 오전10시30분쯤 투표구앞 선거운동 여부를 놓고 민주당원과 주민들간에 10여명끼리 30여분간 실랑이.

민주당 정대철후보측이 "민자당측 시의원과 구의원이 투표구앞에서 40여분동안 투표하러온 유권자들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는 제보를 받고 5명의 운동원이 출동,현장 사진을 찍자,신당1동 8통장 이경희씨와 주민 이학수씨 등 5명이 "왜 사진을 찍느냐"며 반발하고 나선 것.

중재에 나선 4투표구 김용원위원장은 "시의원 등의 투표구앞 체류 는 간접적인 선거운동이 될 수 있다고 판단,단속을 통해 이미 돌려보냈다"고 해명하며 민주당원으로부터 필름을 넘겨받아 사태를 수습.

오전9시30분쯤 서울 은평구 대조동 불광전화국에 설치된 제2투표소에서는 민중당 참관인 선화순씨(41 여 은평구 대조동)가 투표하러 나온 주민들에게 민중당후보의 기호인 5번을 표시하는 손가락 다섯개를 펼쳐 보이다 선관위측에 적발돼 강제로 퇴장당했다.

이 지역 김규상선관위 위원장(53)은 "투개표소에서 후보자에게 유리한 행위를 하는 것은 불법선거운동"이라고 규정했는데,선씨는 "아무 생각없이 손바닥을 한차례 펴 보였을 뿐 기호5번을 지지해 달라는 의도는 아니었다"고 해명 .

강원도 양양군 현북면 법치수분교에 마련된 명주-양양선거구 제5투표소는 유권자 31명중 부재자 3명을 제외한 28명전원이 투표시작 15분만인 오전7시15분에 1백% 투표를 끝내,전국에서 제일 먼저 투표완료를 기록.

백7세 최고령 "1호"

충남 홍성군 광천읍 광남국교에 설치된 광천읍 제4투표소에선 광천읍내 최고령자인 김봉순할머니(1백7세 광천읍 옹암리)가 제일먼저 투표를 해 눈길.

김 할머니는 이날 손자며느리 홍성춘씨(55)의 부축을 받아 아침 7시쯤 투표소에 나왔는데,미리 줄을 서있던 주민 10여명이 양보를 받아 제일 먼저 한표를 행사.

소련인 아내도 투표

90년 8월 소련유학중 망명한 김지일씨(28 외대 노어과 대학원재학)와 김씨의 소련인 아내 발렌치아 왈랴씨(27),작년 9월 콩고주재 북한대사관 1등서기관으로 근무중 귀순한 고영환씨(39 북한연구소 연구원)는 24일 오전10시4분쯤 서울 중구 장충동 소피텔 앰배서더 옆 대학문화원내 장충동 제3투표소에서 투표.

김씨의 승용차로 이곳을 찾은 이들은 3곳의 기표대에서 나란히 기표했으며 김씨가 딸 연아양(3)을 안고 기표하기 앞서 한글을 모르는 아내 왈랴씨에게 투표방법을 가르쳐 주려다 함께 기표하려는 것으로 잘못 안 선관위 직원의 제지를 받기도.

작년 12월에 공민권을 획득한 고씨는 "난생처음 투표다운 투표를 해 국민의 권리를 행사했다"고 소감을 밝혔으며,작년 6월의 광역선거에 이어 이번이 두번째인 김씨는 "통일을 앞당기고 우리나라가 더욱 발전하는데 도움을 줄 후보를 찍었다"고 말했다.

서울 도봉구 방학1동 도봉상고 1층 본관에 마련된 도봉갑구 방학1동 제4투표소에는 맹인 이경철씨(58 서울 도봉구 방학1동)가 부인 오정자씨(49 상업)와 함께 투표하러 나왔다가 기표소내 보증인 참관문제로 언성을 높이며 한때 승강이.

이씨는 이날 오전8시쯤 부인의 길안내로 투표소에 도착,투표용지를 발부받아 부인과 함께 기표소로 들어서는 순간 김우림 참관위원장이 "선거법상 맹인의 경우 가족1인외에 참관인측 보증인 1명이 함께 들어가야 한다"며 이들을 제지하자 이씨는 "자유당 시절부터 투표를 해왔지만 보증인과 함께 들어가야 한다는 말은 처음 듣는다"며 강력히 항의. 결국 5분여만에 부인만 동반한채 기표소에 들어가 투표를 마친 이씨는 "지난 13대때까지만해도 이런 일은 없었다"며 "맹인이라고 해서 비밀투표할 권리마저 포기해야 하느냐"며 불쾌감을 표시.

시어머니 대리기표

대구시 중구 남산4동 경로당에 설치된 투표소에서는 이날 오던10시쯤 최진화씨(40 여)가 시력이 나쁜 시어머니 박봉향씨(81)를 부축해 투표장에 함께 들어갔으나,혼자 기표소에 들어가 대신 기표를 해 투표함에 넣으려다 야당측 참관인들이 항의해 한때 투표가 중단되는 소동.

또한 이 소식을 전해들은 민주당원 10여명이 투표소에 몰려와 투표의 진행을 막으며 항의를 계속하자 중구 선관위에서는 경찰지원을 요청해 이들을 밖으로 밀어낸 뒤 50분만에 다시 투표를 계속.

이날 사태에 대해 중구 선관위는 "대리투표는 금지돼 있으므로 무효표로 처리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2백명 울릉도 귀환

육지 나들이를 나왔다 폭풍주의보로 인해 이틀동안 발이 묶였던 울릉도 주민 2백여명은 투표일인 24일 오전10시10분쯤 주의보가 해제됨에 따라 한표를 행사하는 행운을 누리게 됐다.

포항항과 울릉도를 운행하는 대아고속 페리호는 지난 2일동안 운행을 하지 못했으나 24일 새벽 폭풍주의보가 해제됨에 따라 이날 모두 2백94명의 승객을 태우고 울릉도로 떠난 것.

충남 천안시 삼경운수소속 시외버스운전사 유인안씨(37)는 이날 오전10시20분쯤 버스를 운행하던 중 승객들의 양해를 얻어 차를 세워놓고 투표.

유씨는 이날 오전9시 천안에서 수원으로 운행하는 경기5 아7337호 시외버스 차량을 배정받고 운행중 자신의 투표장소인 평택시 신평동 제7투표구인 신평동 11통 마을회관앞에 차가 이르자 차를 세운뒤 28명의 승객들에게 양해를 구하고 투표장으로 직행.

유씨는 투표장에서 이같은 사정을 얘기하고 선관위 직원들의 도움을 받아 3분만에 투표를 마치고 차에 오르자 승객들로부터 격려박수를 받기도.

이날 낮12시 수원시에서 결혼식을 올린 경기도 평택시 신평동 조은경씨(23 여)는 투표가 시작되기 30분전 투표소인 신평동 제7투표구인 신평동 11통 마을회관에 도착,투표시작을 기다리다 오전7시 1착으로 투표를 하고 결혼준비를 위해 서둘러 귀가. 또 이날 부친의 장례식을 치른 양주군 주내면 유양리 김윤수씨(43)와 김씨의 부인 우춘남씨(35)도 아버지 김종식씨(77)의 발인을 앞두고 오전7시3분 상복을 입은채로 주내면 제3투표구인 유양 국민학교에서 투표.

도지사가 조문전보

충북 단양군 영춘면 사지원리 전용자씨(40 여)가 오전7시10분쯤 마을사람들과 함께 투표장소인 별방국교에서 투표를 하던중 고혈압증세로 졸도,병원으로 옮겨졌으나 6시간만인 오후1시10분쯤 끝내 사망.

또 평소 노환으로 투병중이던 충남 보령군 청나면 나원리 550 신영설씨(80)도 오전10시쯤 투표를 한후 집에 돌아오자 마자 숨져 주윗사람들을 안타깝게 했다. 이종국 충남도지사는 이 소식을 듣고 조문전보를 보내 가족들을 위로.

아들 잃은 어머니도

제주도 남제주군 대정읍 제8투표구 하보3리 사무소에는 이날 오전7시30분쯤 이날 외아들을 갑자기 잃은 문옥순씨(여 77 하모리 1508)가 슬픔을 참고 투표에 참가해 주변사람들의 눈시울을 적시게 하기도. <총선특별취재반>